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바다 - 세 사람의 각자 다른 사연들

효준선생 2011. 8. 28. 00:19

 

 

 

영화 바다는 로드무비의 형식을 띤다. 로드무비의 공통점은 주인공들의 일탈이다. 이유는 다양하게 발현된다. 현재 하고 일이 따분해서, 부당한 처우에 맞서기 위해, 사회의 편견과 질시에 지쳐서... 등등 영화속 주인공들의 경우는 거기에 비해 좀더 비현실적이거나 절박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여유로운 공주과도 아니다.

 

중형세단에서 모인 여자와 남자, 그들의 사연을 우선 들어보자, 룸살롱 아가씨면서 웨이터와 관계로 덜컥 아이가 생겨버린 여자 진이, 지우려고 하지만 병원에서는 보호자 타령이다. 거기다 원수같은 웨이터는 다른 룸살롱 종업원과 친하게 지낸다. 받은 그녀는 다른 여종업원의 차를 몰고 나갔다가 시각장애인인 태성을 친다. 깜짝 놀라 병원에 가자고 하지만 그는 오히려 엉뚱한 곳으로 차를 몰게 한다. 여자 헤비급 복서인 수희, 복싱 코치를 짝사랑하지만 그녀의 마음이 닿을리 없다. 뚱뚱하고 못생겼다는 자괴감에 시달린다.

 

이런 사연을 가진 사람은 남의 차를 타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한풀이를 한다. 그런데 뭔가 수상하다. 목적지를 잡지 못하고 맴을 도는 모습을 보여준다. 어쩌면 그건 이들의 일탈이 완벽한 동기를 찾지 못해서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바다를 간다고 해서 이들이 가지고 있었던 고민은 풀릴 없어 보인다. 결국 현실로 돌아와 프로포즈를 하다가 남자에게 주먹질을 하며 현실적인 복수를 감행한다. 당연히 그런 방식이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울분을 해소하는데 도움은 되겠지만 결코 자신이 바라는 방법대로 실현될 만무하다.

 

하나 시각장애인 태성의 뒤를 무리가 나오는데 이들과 태성의 관계가 너무 도식적이다. 처음에는 깡패처럼 나오다가 나중에는 태성의 형으로 나온다. 그들의 추격전에 보다 심도깊은 의미를 부여했으면 어떠했을까 싶었다. 너른 이른 바닷가, 사람은 흥에 겹고 나머지 사람은 자리에서 생을 마감하는 시퀀스로 영화는 마무리 된다.

 

로드무비지만 자꾸 현실로 되돌아오는 바람에 앞으로 전진이라는 장쾌함은 상대적으로 약해보였다. 아무래도 로드무비는 바닷가를 해변도로를 지프차를 몰고 다닐때 비로소 이름 붙이기가 가능할 같은데, 영화 중간 중간 서울 시내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웠다.  

 

사람들은 바다를 보고 싶어하는 것일까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이 마음의 안식을 주어서 인지, 혹은 쉼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자신의 하소연도 실어보내려는 것인지 없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늦은 바닷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