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드라이브 앵그리 - 저 세상에서 찾아온 복수의 화신

효준선생 2011. 8. 17. 21:27

 

 

 

한국 영화팬들에게는 케서방으로 더 잘알려진 니콜라스 케이지는 갈수록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에 함몰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상적인 드라마를 본 적이 언제인지 가물거린다. 영화 드라이브 앵그리에서의 그의 모습은 초인의 그것이었다. 심지어 2011년 지구라는 땅에 존재하는 인물인지도 잘 모른다.

 

이 영화 생각외로 세다. 우선 근래들어 본 입체효과 영화중에서 가장 심도가 깊었다. 액션이나 파괴되는, 움직임이 큰 장면말고 단순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장면에서도 안경을 쓰지 않으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입체의 효과는 강력해 보였다. 특히 싸움박질을 하거나 총알이 날아다니는 장면에선 움찔할 정도였다. 이젠 공상과학영화가 아님에도 3D입체영화가 사용되는 장르는 다양해졌다. 여타 영화들이 간판만 혹은 자막만 3D라는 비아냥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이다. 그런데 센 요소는 입체효과 뿐이 아니다. 하드고어적 영상이 무차별적으로 등장한다. 인체의 사지가 절단나고 총알이 얼굴에 박히는 등 끔찍한 장면이 난무한다. 거기에 여배우들의 올누드 열연(?)이 적지 않게 등장하는 등 애들은 가라 식의 본격 성인물이었다.

 

 

좋다. 오랜만에 어른들만의 위험한 세상을 들여다 보는 것은 좋다. 그런데 정체불명인 남자 밀튼과 쭉빵미녀이자 오늘 알바자리에서 짤린 파이퍼의 로드무비는 갈수록 나선형의 함정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밀튼이 아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총에 맞아도 안 죽고 싸움도 거의 신의 경지에 올랐다. 게다가 그들을 쫒아오는 회계사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처음엔 밀튼을 죽이라며 경찰을 꼬드이다가 마지막엔 마치 죽마고우처럼 변해버렸다.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부두교라는 광신교도들과 그들을 현혹시키는 요나 킹에 의해 딸을 잃고 손녀는 인질로 잡혀있는 밀튼, 그는 마치 복수의 화신이나 되는 듯 킹 일행을 쫒아가지만 쉽지 않은 상대다.

 

이 영화는 처음에는 단순히 범인을 향해 무대포로 달려드는 평범한 남자의 복수극처럼 보이지만 정체성이 도통 일반적이지 않기에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다. 거기에 끈끈이처럼 달라붙는 추격자와 광신교도들을 들여다 보며 어쩌면 밀튼은 세상을 구원하러온 신처럼 보이기도 했다.

 

밀튼과 파이퍼 콤비가 타고 다니는 클래식 명품차를 감상하는 것도, 신인여배우 엠버 허드의 늘씬한 뒷태도 볼거리다.

거친화면과 휙휙 날아다니는 무기들을 휘두르며 죽었다가 다시 살아다는 등의 이유로 B급영화로 보이는데 급을 따지기 전에 딴 생각을 하지 못할 만큼 긴장도 적절하게 유지하고 수시로 등장하는 각종 무기들이 눈앞으로 달려드는 체험을 해보려면 이 영화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