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뽕똘 - 제주도를 배경으로 메이킹 필름 만들듯

효준선생 2011. 8. 14. 03:38

 

 

 

완성된 영화를 보기만 했지 만드는 과정을 보지 못했기에 창작의 고통을 헤아리기란 쉽지 않다. 대신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죽을 만큼 최선을 다했기에 자기 이름 석자 내밀고 감독들은 영화를 우리앞에 선보일 거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그러니 영화라는 추하고 더러운 것은 수면아래 감추고 알짜배기만 고르고 골라 보이는 곳에 장치하는 예술이니, 고단한 작업의 뒷켠에 숨은 노고란 실제로는 보이지도 않는 셈이다.

 

영화 뽕돌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저렇게 영화를 만들어서 상영이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없는 살림에 어떻게 해서라도 영화 만들고 싶어하는 제주도 사람이 낚시 영화를 만들겠다며 오디션에 로케를 하는 것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정상적으로 보이는 서울에서 배우 하나와 현지에서 알음알음 캐스팅한 나사 두어개는 풀린 듯한 동네 처자가 뭉쳐 무슨 영화를 만들겠다는 건지.

 

그런데 영화속 영화의 줄거리는 아무 의미가 없음을 나중에서야 같았다. 촬영현장의 원칙같은 것은 없었다. 대본도 스케쥴도 무의미했다. 풍광좋은 제주도는 아무 곳이나 카메라를 들이 밀면 그곳이 로케장소가 되었다. 서울배우만 죽어라 고생을 하지만 그도 대체 무슨 영화를 찍는 알지도 못하는 같았다.

 

영화 제작발표회 현장에 가면 배우들이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을 종종 들을 있다. 완성본을 아직 보지 못해 무슨 영화인지 모르겠다. 말이 되는 소리인가. 줄에 매달려 조종당하는 로봇도 아니고,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 전반에 대해 감독의 소관이니 나는 모른다?

그런데 우린 그런 영화에 환호를 하고 박수를 보낸다. 엄청난 물량을 쏟아 부은 블록버스터이기에 버려지는 컷들도 무수할 것이다.

 

실상 단돈 백만원으로 찍은 영화나 수십억을 들여 찍은 영화나 장편 영화 기준이 되는 80분을 넘기면 똑같이 8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구경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요즘은 인터넷이 있어 나은 상황이지만 그냥 영화 보러간 관객들은 그제서야 속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뽕돌감독이 자신의 영화에 낚시를 강조하는지, 그리고 실제 존재하는지 알지도 못하는 돗돔에 집착하는지, 영화에 낚여 버린 관객을 비꼬는 것은 아닌지 실로 궁금했다. 거기에 줄곧 자리에 연연해하던 감독이 갑자기 자신의 역할을 방기해 버리는 모습에선 누군가를 비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도 받았다.

 

이런 류의 영화는 분명 뒷통수를 치게 한다. 하지만 자주 맛보면 식상해진다. 무슨 말인지 공감은 가지만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