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카우보이&에이리언 - 서부시대엔 외계인도 노다지를 원했다

효준선생 2011. 8. 12. 00:07

 

 

 

 

영화 카우보이& 에이리언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 하나. 우리는 외계인의 등장을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비로소 나타났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세기 이후 인류에게 발생한 수많은 과학적, 혹은 비과학적 사건과 사고들의 정보량이 그 이전과 비교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외계인도 진즉부터 존재했다면 굳이 최근에만 등장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믿는 것도 잘못된 것은 아닐까


기록에 남겨져 있지 않아서 그렇지 조선 시대 양반들이 하늘 상공위로 휙 지나가는 미확인물체를 그저 요상하게 생긴 새라고 생각하고 말았다면 외계인의 존재여부와 관계없이 시대구분을 하는 게 웃기는 일인 듯 싶었다.


이런 측면에서 카우보이들이 판을 치던 시절에도 외계인을 태운 UFO의 출현은 분명 있을 법한 이야기고 영화속에서 이들의 조우가 그저 말도 안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좀 궁금한 것은 그때 살던 외계인은 지금의 외계인의 직계 조상이 맞을까? 그들은 왜 지구에 왔고 무엇을 하다 제 별로 돌아갔을까?


영화를 들여다 보면 골드러시에 대한 풍자가 등장한다. 한창 금광개발로 잘나가던 서부의 한 마을이 폐광이 되자 쓸쓸하게 변했다는 이야기며, 외계인이 지구에 온 이유가 인간이 소유한 금을 빼앗아 가기 위함이라는 설정등은 물질만능 주의에 함몰된 우리를 비꼬는 것 처럼 보였다.


마을로 쳐들어온 우주선에 의해 주민들이 납치당하고 그들을 구하기 위해 기억상실에 걸린 은행강도 보스와 힘을 합친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자신의 기억에도 없는 손목 팔찌에서 가공할 무기가 만들어지고 그걸로만 외계인을 물리칠 수 있다니 당시 엽총수준의 무기로 낯선 외계인과 맞짱 뜰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외계인을 찾아나서는 과정이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 구조인데 이들의 행적은 액션 어드벤처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제한적인 공간에서의 적들과의 대치와 탈출, 불신임하는 무리와의 적과의 동침, 자아와 피아간의 막연한 대치, 과거사를 풀어 놓으며 서로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커뮤니케이션 과정등.


서부영화라고 좀 낡은 영상을 기대하면 오산이다. 마치 미래의 어느 황폐해진 지구의 구석에서 찍은 듯한 이미지와 생각보다 목숨이 질긴 에이리언의 크리처는 인간이 극복하기 할 수 있나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각자 구해내야 할 가족을 위해 전선에 뛰어 들지만 그 시대에 걸맞지 않는 가공할 무기를 가진 제이크가 아니라면 이 무모한 전쟁은 실패로 돌아갔을 확률이 농후했다. 물론 외계인을 쫒아내는 게 목적은 아니지만 대체 제이크는 왜 기억을 상실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팔뚝에 찬 그 무기는 어디서 났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이 영화의 또하나의 재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