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개구쟁이 스머프 - 파란 애들, 뉴욕가다

효준선생 2011. 8. 10. 01:27

 

 

 

 

파란 피붓빛을 한 3등신 남짓의 체구, 서로 비슷하지만 한 명을 제외하면 제 각기 잘난 재주도 가진 그들, 바로 스머프들이다. 그들 앞에 붙는 형용사로 개구쟁이가 제법 어울리는데알고보면 악한 마음을 가진 애들은 하나도 없다. 모두가 파파 스머프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기도 가끔은 투닥거리기도 한다.


그들이 사는 공간과 일상을 들여다 보면 공동체 생활체를 강요하는 사회주의적 체제의 냄새가 난다. 한정된 공간에서 외부와의 교류를 차단하고 자경해서 먹고 사는 그들, 번식도 안하고 사랑도 낯설기만 한 그들의 삶속에서 이념의 잣대가 아닌 경제의 방식으로서의 코뮨을 이야기한다면 오버인가


이 만화의 원작자는 벨기에의 페요라는 사람으로 이 작품이 처음 세상에 나온 것도 1950년대 후반이라고 하니 지금과는 다른 사회상이 반영되었을 지도 모른다. 사람에게는 핸드볼 공 크기나 될 정도의 그들은 의인화되어 있지만 실상은 사람의 그것과 다름아니다. 대신 현실에서는 존재 불가능한 공간과 그들의 화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잊고 있던 인간성 본연의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에게 익숙한 만화영화는 비록 미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그들이 좋아하는 선과 악의 명징한 대립은 마치 톰과 제리를 연상케 하며 아이들을 위한 동화처럼 변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개봉한 극장판 개구쟁이 스머프는 가가멜에게 쫒겨 마법의 통로를 지나 메가시티인 뉴욕에 떨어진 6명의 스머프들을 그리고 있다.


가장 잘알려진 캐릭터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번엔 주책이가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 물론 훌륭한 멘토인 파파 스머프가 아니라면 그들의 머나먼 여행이 다시 돌아갈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뉴요커로 나오는 젊은 부부를 대비시켜 가족의 소중함과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고전적 가치를 재현해 냈다.


만화영화가 아니라 실사영화에 스머프 캐릭터을 덧붙이고 고양이 아즈라엘을 컴퓨터 처리함으로써 독특한 볼거리를 만들어 냈다. 전반적으로 있을 수 없는 비주얼이 상당히 많기에 기술에 의존해야 했는데 그게 허술해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2D에 한국어 더빙버전으로 보았는데 가가멜을 맡은 박명수의 천부적 악마 연기는 비록 목소리에 불과했지만 싱크로율이 제대로 나왔으며, 오랜만에 더빙버전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너무 잘 알려진 컨텐츠물이지만 이렇게 저렇게 시공간을 옮겨가며 이야기의 살을 붙여가는 능력들은 대단해 보였다. 다음엔 또 어디로 갈까 그리고 이번에도 만신창이가 된 가가멜의 스머프 엑기스 탐욕은 언제나 그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