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세 얼간이 - 우리 함께 외칩시다. 알 이즈 웰!!!(강추)

효준선생 2011. 8. 4. 01:01

 

 

 

영화 세 얼간이를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고 보고 나서 할 말이 많아졌다. 픽션 코미디영화임에도 어찌나 한국의 교육현장과 다름이 없는지 마치 한국에 와서 취재를 하고 간 게 아닌가 싶었다. 학원들이 밀집한 서울의 어느 동네, 아이들을 실어나르는 학원 버스들은 취객들이 거리 구석에다 오바이트를 하듯 아이들을 내려놓는다. 취객 앞으로 아이들은 여전히 귀가를 하지 못한 채 사설학원을 순회한다. 밤 11시경이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대체 무엇을 배우는가

 

우스개 소리로 영어 듣기, 말하기는 잘하지만 쓰기위주의 시험은 못본다고 아이의 머리를 꽁 쥐어박는다. 아이의 잘못이 무엇인가 아이의 영어 실력은 쓰기에 집중되어 있는 한국 입시현장의 현실 때문이다.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도 모른 채 영어단어의 뜻만 죽어라고 외었던 시절, 아이들은 주입식교육이 최선인 줄로 알았고 잘 외운 아이들이 줄서기 성적의 앞줄을 차지하던 그때가 있었다. 하나도 부럽지 않았지만 현실은 부러워 하지 않은채 외우기를 거부한 아이들을 거부했다.

 

영화 세 얼간이는 그릇된 교육실태와 그 안에서 좌충우돌하는 한 명의 천재급 청년과 그의 친구 둘을 조명하고 있다. 앞서 말한대로 삐거덕거리는 교육현장을 직시하고 있지만 결코 다큐멘터리처럼 딱딱하지 않다. 시종일관 인간적인 유머와 청춘들의 치기어린 행동이 잔잔한 웃음을 가져다 준다.

 

세 명의 대학생들은 처한 상황이 다르면서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부잣집 아들로 나오지만 알고보면 그집 訪客의 아들인 란초, 어려서부터 총명하기 이를데 없지만 대학공부는 가당치도 않았던 그에게 주인집의 아들의 제안으로 명문 공대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룸메이트로 만난 파르한과 라주, 동물 사진찍기를 좋아하지만 아버지의 꿈에 따라 원치 않는 공대로 간 파르한과 너무 가난해서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인생 최고 목표인 라주, 그들은 각각의 상황에 따라 행동하지만 늘 란초의 기상천외한 행동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죽마고우 그이상이 된다.

 

영화는 바로 이 파르한과 라주가 학교 졸업후 소식두절이 된 란초의 거처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며 과거 회상신으로 들어간다. 권위와 경쟁만을 강요하며 이기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며 학생을 독려하는 대학 총장, 세 친구와 같이 공부하면서도 늘 총장의 입맛에 맞는 말만 하는 얄미운 캐릭터와 살포시 란초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총장의 딸등.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많아 비교적 긴 러닝타임임에도 지루하지 않다.

 

세 친구들의 언행이 못마땅한 총장은 어떻게 해서든 그들을 학교에서 떠나게 하려고 하지만 그게 여의치 않은 모양이며 이 와중에 몇몇 학생들은 경쟁을 이기지 못한 채 삶을 마감하는 일들이 발생한다. 이 부분만 보면 얼마전 발생한 한국의 모 공과대학의 그것과 상당히 닮아 있다.

 

세상이, 권위를 상징하는 총장이 닦달할 때마다 세 친구들은 “알 이즈 웰(All is well)”이라며 자기 주문을 걸며 낙관하려고 애를 쓴다. 그 모습이 웃기면서도 서글퍼 보이는 이유도 영화속 상황이 남의 일 같이 않았기 때문이다. 일류대의 사진을 걸어두며 입시위주의 교육이 최선인 양 호도하는 현실, 특정 과목 한 두 개만 잘해도 명문대에 갈 수 있는 현실, 코피를 쏟아가며 공부하는 고등학교와는 달리 대학 진학후엔 전공은 뒷전이고 취업시험에만 매달리는 현실이 마냥 “모든 게 잘될 것야”라고만 외친다고 될 일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141분 동안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풀어 놓으며 인간들이 더불어 사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소홀함이 없었다. 인도영화 특유의 군무도 볼 만 했다. 이 영화가 제시하는 해법은 간단했다. 내가 하고픈 일을 해라, 그게 너의 진정한 꿈이다. 그런데 그 이땅에서 그 실천은 간단치 않아 보이니 극장을 나오면서도 좋은 영화에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하는 자괴감이 든다.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