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짐승 - 기다려, 오빠가 간다

효준선생 2011. 7. 30. 20:15

 

 

 

영화 짐승은 시작과 끝을 뚝 떼내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는 형식을 취한다. 낯설지만 부연설명없이 이 영화가 보여주려고 하는 무한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나쁜 방식은 아니었다.

특수부대원 태훈의 모습이 잠시 비춰지고 바로 레이싱 모델로 일하는 동생이 등장한다. 뭔가 수상한 분위기는 이미 시놉시스에서 보았듯 납치 인질극으로 전환된다.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성인 인터넷 방송과 납치되어 여주인공으로 등장할 예정인 동생을 구해내려는 오빠의 사투가 이 영화의 주요 줄거리다.

 

아쉬움이 너무 많은 영화다. 장소 헌팅도, 음악, 음향, 미술등 영화를 받치는 부수적인 요소도, 거기에 주연 연기에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의 어색함까지, 그럼에도 중간에 일어서지 않고 끝까지 보고 싶었던 이유는 당연히 잡혀간 여동생이 어느 선까지 몰리게 될까 하는 궁금증때문이었다.

열정적인 오빠의 액션만 봐서는 동생이 구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 않았지만 남자주인공의 일방적인 주먹과 거기에 맞서는 악한의 대응이 과연 어느 선까지 이어질까 하는 것들 때문이었다.

 

본격 액션물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순간적으로 발휘되는 태훈의 주먹질은 볼만했다. 비록 한솥밥을 먹은 액션스쿨 스턴트맨과의 경합임이 눈에 선하지만 태훈역의 정석원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주목할 만했다. 그리고 그게 이 영화의 전부라는 게 아쉽긴 하지만...

 

영화속에서 레이싱 모델에 대한 일부 편견이 등장한다. 태훈이 동생이 납치되었다고 하자 형사는 납치인지 자발적으로 간 건지 어찌 아냐고 되묻는 장면이 나온다. 레이싱 모델이라면 하고 말꼬리를 흐리는 장면에서 실제로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는 각종 화보의 주인공을 떠올리면 불편한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 그들은 본인이 원치 않은 채 촬영을 한 것일까

 

처음부터 인질 구출작전에 매달린 탓에 곁가지는 없었다. 영화제 패션 아이콘 전세홍이 정석원과 동행을 하지만 그다지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녀의 비중을 좀더 높여주었다면 무대포 액션물이 가져오는 날것의 비린내는 좀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전체적으로 촘촘하지 못하고 성긴 느낌 때문에 마치 80년대 홍콩 느와르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기분이지만 개봉작으로 하나 섭렵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