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환영합니다 - 댁네 두루 평안하신거죠?

효준선생 2011. 7. 24. 22:40

 

 

 

 

생활 시추에이션 코미디는 역시 일본영화가 제법이다. 영화 스틸사진을 찾다보면 서민 주택을 배경으로 온 가족들이 그 앞에서 포즈를 잡는 영화는 대부분 이런 계열의 일본영화다.

좁고 낡은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뭐 그리 크고 대수인지 모르지만 별거도 아닌 그런 일들이 미소를 짓게 하는 에피소드로 만들어져 영상화되는 측면에서는 최고다.

 

 

그런데 영화 환영합니다는 좀 의외다. 물론 이 영화의 대표적인 스틸사진도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일본가옥앞에서 가족 구성원으로 보이는 일군의 사람들이 서있는 모습이지만 영화를 보면서 가족이 가족일 수도, 가족이 아닐 수도 있음에 그 천재적인 조합에 감탄을 했다.

 

 

고바야시 인쇄소는 아주 작은 영세업체다. 주인장은 미키오는 젊은 아내와 산다. 딸이 하나있고 직원 하나를 둔 그야말로 가내수공업 수준의 회사이자 거주지인 셈이다. 그런데 어느날 예전에 도움을 준 사람의 아들이 찾아오면서 이 가게에 평지풍파가 생겨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와서 인쇄기계를 만지고 기존의 직원은 병가를 내자 아예 숙식제공 직원으로 눌러앉았다. 거기에 자신의 아내라고 데려온 국적미상의 백인여자. 미키오 식구들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하지만 아직 본편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하루가 멀다않고 이런 저런 소동이 이어지며 고바야시 인쇄소의 구성원들이 늘어났다. 미키오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의 아내도 난감해한다. 마치 뭔가에 홀린 듯 속수무책의 상황에 빠져들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족의 재구성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남자에 비해 지나치게 젊은 아내도 실은 후처였다. 따지고 보면 그들이 정식 혼인신고는 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암튼 그들은 가족이라고 하니 그런가하고 보는 것이다.

 

 

거기에 시누이까지 있고, 어린 딸은 아직도 도망간 전처와 만나는 사이다. 이 집안에 카가와는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한다. 그의 꿍꿍이는 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대책없이 당하기만 하는 집주인 미키오는 왜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일까.

 

 

가족은 공고한 관계일거라 생각하지만 한 집에 산다고 다 가족은 아니다. 건평 스무평도 안되어 보이는 좁은 가옥안에 어깨를 부딪끼며 살아가는 낯선 이들의 집합, 그게 가족일 수도 가족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거기에 수시로 등장하는 외국인에 대한 알 수 없는 시선들도 이 영화의 핵심으로 등장한다. 이웃들은 외국인들을 경원시 하고 위험한 존재로 치부한다. 비록 그들이 불법체류 신분으로 경찰에 쫒기는 설정으로 나오지만 일본 감독의 눈에 그들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수십명의 난민급 외국인이 고바야시 인쇄소로 들이닥쳐 와글거리는 모습에서는 해학적임을 넘어서 씁쓸해 보였다. 무엇 때문에 그들은 일본에서 살려고 하는 걸까 그리고 일본인들 눈에 그들은 무엇일까, 낯선 객들인 외국인들이 모두 물러간뒤 어지럽혀진 다다미방을 치우는 부부의 모습은 그래서 생경스럽기도 그래서 의도적으로도 보였다. 영화의 공동 프로듀서로도 나오는 젊은 아내역의 서영화는 재일교포 3세로 상당히 인상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