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양과자점 코안도르 - 달착지근한 설탕향이 모락모락(강추)

효준선생 2011. 7. 20. 00:20

 

 

 

 

일본 큐슈 가고시마 사투리를 걸쭉하니 쓰는 시골처자 나츠메가 자신을 뻥차버린 남자 친구를 찾아 무작정 상경을 했다. 편지에 남겨진 주소 하나만 믿고 찾아온 곳은 양과자점 코안도르, 그런데 남자친구는 이미 그곳을 그만 두었고 그의 행적을 아는 사람도 없다. 막막해진 그녀는 다짜코자 그 가게에서 일을 하겠다고 어거지를 부리고 천방지축 파티세의 일상을 시작한다.

 

 

 

영화 양과자점 코안도르의 포스터를 들여다 보면 청순파의 지존인 아오이 유우가 달콤한 케익을 만드는 장면이다. 설탕향이 새록새록 삐져나올 것 같은 후각을 자극하는데 이 영화도 슈거필름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빵과 케익을 만드는 장면이 무수히 등장한다. 그리고 몇 커플의 사랑과 직업에 대한 갈등이 부수적으로 그려지는데 그 농도는 비록 온도차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한 시골 촌아이의 홀로서기가 주된 소재로 작용한다.

 

 

 

먹는 것을 다루는 영화는 역시 음식물이 얼마큼 예쁘게 등장하는 지도 중요하다. 늘 계란을 젓고 밀가루를 체에 내리는 장면이 나오면서 흥미를 돋구지만 결정적인 것은 잘 만들어진 디저트용 케익을 맛보기 위해 작은 스푼으로 떠내서 입으로 가지고 가는 그 모습에선 꼴깍 침이 넘어간다.

 

 

비록 유치원에서 건네준 "너랑 결혼할래"라는 말한마디에 결정한 도시행이었지만 나츠메에게 실연의 과정도 성장의 일부분이 되어 준다. 또 한명의 관건인사는 유명한 제과 제빵 평론가이자 전직 파티세인 토무라다. 그는 과거의 한 가지 사건에 휘말려 다시는 파티세로 일하지 않으려는 트라우마를 가진 중년의 남자다. 그의 사건은 영화속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는 하지만 다소 상투적이라고 할 수 있다.

 

 

평범한 일상속에서 작은 사건을 만들고 구성원들이 조직해나가고 해체해 나가는 그림을 유난히 잘 만드는 일본 감독의 전형이 이 영화도 반영되어 있다. 엔틱한 분위기의 작은 빵가게라서 더욱 정감이 가고 셰프와 동료 직원과의 이해와 갈등, 애정과 일사이에서의 선택, 난관에 부딪쳤을때 그 극복과정들은 여느 소프드라마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마지막 엔딩신, 토무라는 자신의 옛 사랑을 향해, 나츠메 역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트렁크를 끌고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에서 인생은 반드시 매듭이 있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님을 알려준다.

 

 

최고의 파티세가 되기 위해 잠도 줄여가며 애를 쓰는 동료의 모습과 평일에는 파티세로 주말에서는 연주가로 마치 인생을 즐기며 사는 서양친구 줄리앙의 모습에서 비교가 된다.

 

 

누구나 이런 빵집하나 가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물씬 날 정도로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선보인다. 그안에 아름답게 장식된 케익들의 모습을 보자니 영화보고 나서 뭔가 달짝지근한 것을 먹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