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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컨즈 어파트 - 쌍둥이 형제의 초능력과 비극

효준선생 2011. 7. 19. 00:17

 

 

 

 

未生緣이라는 말이 있다. 부모와 자식간의 인연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악연이라는 말이다. 제 자식과 악연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아 고개를 가로 저을 태세라면 영화 세컨드 아파트를 보면 그 상상력이 더욱 끔직하게 느껴질만 하다.

 

 

영화는 러시안 룰렛으로 스스로의 목숨을 제거하는 대학 축구 동아리 학생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된다. 그들의 죽음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형사역시 회재사고로 아내를 잃고 자신도 화상을 입은 모습이다. 자꾸 꿈속에서 기이한 모습을 보게 되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우연히 이번 사건에 쌍둥이가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된 그는 쌍둥이 주변을 맴돌지만 단서는 쉽게 잡지 않는다.

 

 

영화가 미스테리에서 공포물로 변하는 시점은 이들 쌍둥의 정체가 조금씩 벗겨지면서 부터다. 그들의 부모가 과장스러울 정도의 애정표현을 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미소를짓는 쌍둥이. 과연 이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 영화는 판타지 호러물이라서 그런지 과학적 개연성은 좀 떨어져 보인다. 대신 그럴 수도 있다 싶은 설정이 하나 등장한다. 이들이 염력을 가지고 타인의 행동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무서운 일이다. 제 몸을 해할 수 있게 조종한다는 것.

 

 

그럼 이들이 어떻게 기이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나 보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아이들에 비해 훨씬 나이가 들어보이는 부모의 모습이 점점 수상해 보이며 부모와 한 마약중독 산부인과 클리닉 의사와의 관계가 조명된다.

 

쌍둥이와 그들의 부모, 그리고 형사간의 삼각관계는 이브라고 불리는 한 여학생에 의해 그궤가 무너진다. 공고해 보였던 쌍둥이는 여자아이 때문에 균열을 보이고 이윽고 사고에 휘말리게 된다. 물론 형사가 그 옛날 자신의 아내를 허무하게 잃었던 그런 류의 사건이다.

 

 

자신의 목숨을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면 그건 정말로 끔찍하다. 그토록 원해서 얻었던 자식에게 의한 것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영화 제목 세컨드 어파트는 쌍둥이가 태어난 시간의 간격을 말한다. 이 영화의 쌍둥이는 93초의 태어난 시간차를 갖고 있다. 과거 회상신에서는 두 손을 꼭쥐고 있는 모습이지만 청년이 된 이들의 사이엔 서서히 간극이 생기고 그게 새드 엔딩의 키를 쥐고 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