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바니버디 - 내가 젤로 하고픈 일이 뭔지 알아?

효준선생 2011. 7. 15. 00:17

 

 

 

 

바니의 파트너쯤으로 해석이 가능한 영화 바니버디는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반씩 섞어 놓은 아동용 만화영화다. 찾는 관객들이 아동이긴 한데 주인공은 스물은 훨씬 넘어보이는 남자다. 피터팬 증후군이라도 걸린 듯 어린 시절 우연히 목격한 컬러 달걀을 나눠주는 토끼를 발견하고는 언젠가 그들을 다시 만나기를 잊지 못하는 백수청년이다.


현실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집안에서는 장남구실을 못한다고 구박받는 신세지만 거대 초코렛 공장의 재벌 2세인 이비와 만난 뒤엔 제법 활기를 찾는다. 잿빛 토끼 이비와 백수 청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 바로 이 영화의 줄거리 전체다.


현실에 안주한다는 것과 그렇게 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는 것 사이에는 누군가의 무시와 견제가 존재한다. 가진 자의 여유로도 보이는 이비의 행동은 일견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초코렛 공장을 물려 받는 것보다 멋진 드러머가 되는 게 꿈이다. 그러니 이참에 가출이라도 해서 자신의 꿈에 다가서려고 한다.


이 영화는 두 개의 부수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바로 초코렛 공장의 2인자 칼로스다. 강력한 경쟁자이자 회사를 물려받을 이비가 집을 나가버리자 사장에게 잘보여 후계자 자리를 호시탐탐 노린다. 게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핑키 특공대가 이비의 뒤를 쫒으며 영화는 마치 첩보물처럼 활기를 띤다.


초코렛 공장에서의 칼로스를 위시한 병아리들의 역적모의와 할리우드로 도망간 이비와 청년 그리고 그들을 찾느라 동분서주하는 핑키 특공대, 이야기는 황망해 보이지만 결론은 하나다. 초코렛과 달걀을 전해주기 위한 메신저의 역할은 결국 주인공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는 설정. 꿈은 이루어진 듯 싶지만 사람이 토끼가 될 수 없듯, 토끼도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바니 버디는 동물과 사람이, 꿈의 공장처럼 보이는 초코렛 공장과 청년이 머물고 있는 실사의 저택이 번갈아가며 배경과 스토리를 엮어낸다. 현란한 색감과 빠른 진행이 돋보이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의 주요 관객층은 10살 전후의 아동들에게 딱인 듯 싶다. 전격 Z작전의 데이비드 핫셀호프의 중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보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