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 모성애로 가득찬 따뜻함이 느껴졌다

효준선생 2011. 7. 13. 00:19

 

 

 

 

인간의 눈으로 닭과 오리는 모두 조류로만 생각하지만 종의 분류적 측면에서 볼때 그들은 이종이다. 즉, 서로 교배가 불가능하다. 만약 둘 중의 하나가 다른 하나의 알을 품었다고 해서 그들은 모자 관계가 될 수 있을까 어쩌면 인공 인큐베이터 역할에 불과하지만 버려진 알이 닭의 따뜻한 품을 얻지 못했다면 그 오리알은 말 그대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을 것이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은 뽀얀 색감을 자랑하는 국산 애니메이션이다. 종종 입체효과로도 멋진 장면이 등장하지만 이런 영화는 그냥 2D로 보는 게 좋을 것 같은, 정말 따스한 영화였다. 노랑과 초록이 가장 산뜻하게 나오고 그 안에 녹아있는 모성애라는 정서가 영화를 보는 내내 뭉클함을 가져다 주었다.


거칠기만 세상살이에 내팽겨쳐진 암탉 입싹이와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고 버려진 오리 새끼가 된 초록이, 그들은 냉혹한 현실에 버려진 결핍가정의 모자 관계가 된다. 하지만 오로지 모성본능으로 초록이를 감싸며 남의 자식인 초록이를 감싸는 모습이 우리네 엄마의 모습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출생을 비밀을 간직하며 성장하는 초록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갈수록 입싹이는 둘의 헤어짐에 아쉬워하면서도 결국 보내야 할 것을 미루어 짐작한다. 철새류인 청둥오리와 집에서 길러진 가금류의 차이며, 그건 어찌 보면 본능이기 때문이다.


영화 중간 중간 애꾸눈 족제비가 이들 모자를 위협하는 상대로 나오는데 영화 막판엔 울컥하면서도 다소 무서운 장면이 한 컷 등장한다. 엄마 입싹이는 마치 구도자의 승화처럼 보였다. 모성본능의 발현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구나 하는.


모자로 나오는 두 주인공말고도 영화의 나레이터격인 수다쟁이 수달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그들 세상의 오지라퍼를 자체하며 어린 초록이의 대부역할을 마다 않는 그의 모습에도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극중에서 박수를 쳐달라는 멘트엔 박수 한 번 쳐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2D만화영화지만 청둥오리들의 경합장면은 마치 입체영화 방불케하는 스릴과 스피드도 보여준다.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소중함을 어른들에게는 삭막한 오늘을 보내고 난 뒤에 집에 돌아와 가족과 함께 따뜻한 차 한잔 마시는 포근함을 느끼게 해 줄 만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