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슈퍼에이트 - 이티(ET)의 21세기 재림

효준선생 2011. 6. 19. 00:58

 

 

 

 

영화 슈퍼에이트는 두 가지 사건이 뭉쳤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먼저 첫 번째 사건은 동네 아이들이 만드는 좀비 호러물 때문에 발생한다. 아이들이 찍는 것 이상으로 느낌이 있는 이 영화는 배경에 문제가 발생하며 찍다 중단하다를 반복하게 된다. 두 번째 사건은 어디서 왔는지를 채 알 수 없는 괴물의 등장과 이를 은폐하려는 미 공군측의 이상한 움직임이 그것이다.


미국 소도시 릴리언, 장난꾸러기 아이들로만 보이는 6명은 카메라와 조명, 거기에 대본을 마련하고 매력적인(?) 여배우를 캐스팅하면서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촬영에 매진한다. 그러던 어느날 역에서 발생한 엄청난 기차 사고를 목격하면서 그들을 엄습하는 강력한 기운에 시달린다.


이 영화는 70년대 후반 즈음을 그려내고 있어서인지 전체적인 분위기는 복고적이다. 아이들이 찍는 영화도 화면발이 좋지 않은 흑백톤이며 차량과 견축물들로 좀 우중충하다. 공상과학영화에서 보여지는 엣지있고 실버톤의 금속성은 최소한 아이들 주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영화 초반 미국 스리마일 핵발전소 사건을 전하는 뉴스가 배경으로 깔리면서 나중에 등장하는 괴물이 혹시나 한국 영화 괴물과 비슷한 출생의 비밀을 갖게 되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기차 전복 사건 발생 후 등장하는 군인들의 모습에서 분명 뭔가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을 거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소위 떡밥의 천재(?) 감독의 장난쯤으로 알고 보게 되었다.   


하지만 괴물의 정체가 드러난 뒤엔 오히려 이 영화가 82년 작품인 영화 이티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티때 그 상상력을 능가하는 비주얼의 이티가 추한 몰골임에도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끌었던 것은 그가 인간과 지속적인 교류와 접촉을 통해 생긴 것 이상으로 감성적인 면이 부각되어서였을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자전거 부양씬이나 손가락 접촉씬때 눈물을 흘린 아이들도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좀 갑작스런 조우와 괴물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보여주는 바람에 괴물의 정체에 대해 호감을 가질 여유가 없어져 버렸다.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이유없이 난도질을 하는 괴물에게서 더 이상 호감을 느낄 수는 없었다. 슈퍼에이트는 아이들이 찍는 카메라의 기종인데, 영화를 보면 알게 되지만 실제 그 카메라에 들어있는 장면은 생각외였다. 엔딩장면에 그동안 영화속 틈틈이 아이들이 찍었던 필름이 마치 단편 영화처럼 소개가 되는데 그게 본편 이상으로 재미를 준다.


이 영화는 미래지향적인 SF영화가 아니라 스티븐 스필버그가 과거의 성공적 필모그래프를 추억하며 기획한 영화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