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정무문 100대 1의 전설 - 변치 않는 무술솜씨 애국심으로 승화하다

효준선생 2011. 6. 18. 01:19

 

 

 

 

 

 

최근 한국에 소개되는 중국영화에 견자단이 없으면 이야기가 안될 정도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성룡, 이연걸에 이은 무술 스타인 견자단이 보여주는 액션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장르도 불문이다. 특히 20세기 초반 격변기시절을 표현하는데 그만한 인물도 없어 보인다. 열강의 다툼속에 東亞病夫라는 손가락질을 받던 중국인들, 하릴없이 제 나라 영토를 다 빼앗김에도 시쳇말로 좀비처럼 살아가던 당시, 뛰어난 무술 솜씨를 자랑하며 덩치로만 보면 두어뼘은 커보이는 서양인을 쓰러눕히는 모습은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는데 그보다 큰 무기는 없어 보인다.


영화 정무문;1대100의 전설을 보면서 같은 일본의 식민지로 살았던 우리에겐 왜 이런 류의 영화가 드문지 궁금해졌다. 21세기 중화민족의 기치를 높이 휘날리는데 첨병역할을 한다고 폄하하곤 하는 이런 류의 영화는 비단 21세기뿐 아니라 일제가 물러간 뒤 무려 60여년 동안 줄기차게 만들어져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침략국였던 일본을 대상으로 국치를 되갚으려는 시도가 얼마나 있었나 묻고 싶었다.


정무문이란 타이틀은 20세기 초 중국 무술을 대표하는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외세에 저항하는 마지막 보루로도 역할을 다했다. 이곳을 거쳐간 무술의 달인들은 여전히 매력적인 영화의 캐릭터로 자주 선을 보였고 이 영화의 주인공은 천전(陳眞)은 정무문파의 곽원갑의 제자로 설정된 가공의 인물이다.


영화 초반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유럽의 어느 전장을 비추고 있다. 물론 천전은 동료들과 함께 용병처럼 끌려가 개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총알이 난무하는 위기를 돌파는 그의 무술엔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귀국 후 좀 색다른 모습으로 열강에 맞서는 그의 모습을 보며 과연 혼자서 저렇게 애를 쓴다고 뭐가 될까 싶었다.


영화는 마타하리급 여간첩과 마치 사무라이와 닌자를 섞어 놓은 듯한 일본인 점령군들을 곳곳에 배치하며 중화민족과 일본제국주의자들의 한판을 그려놓았다. 이제, 그 승패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보다 견자단이 펼쳐낼 마지막 액션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더욱 구미를 당겼다.


그동안 견자단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예술적이라는 평가까지 받아온 무술솜씨를 아껴온 것이 사실이다. 엽문시리즈에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올누드를 감행해가며 몸이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을 과감히 선보였다. 그의 무술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짜릿하다.


엔딩에 흐르는 노래는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서기가 부른 “再見”이다. 여운을 느끼고 일어서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