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러브 앤 프렌즈 - 친구와 연인 사이에서 헤매다

효준선생 2011. 6. 14. 00:54

 

 

 

 

 

우연히 사랑이 다가오는 걸 느낄때면 늘 힘들게 올라가던 언덕길이 꽃길처럼 보이고 헤어지기 싫어 순환지하철을 몇 번이나 순환해도 지루하게 느끼지 않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랑이 공고해지기도 전에 친구가 잽싸게 낚아챘으니 속으로는 울화가 치며도 친구가 행복해 하는 것을 보니 그러지도 못하고 쩔쩔매게 된다.


청춘 남녀들에게 이런 에피소드 한 둘 없을 리 없지만 막상 당하는 입장에서는 스스로가 못나 보이기도 한다. 자긴 아직 사랑하는 사람 찾지도 못했는데 친구는 자신이 연인일 뻔 한 남자와 결혼까지 한다고 나서니 속마음은 아무래도 편치 못하게 된다.


영화 러브 앤 프렌즈의 기본 골격은 서로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두 명의 여자에게 다가온 보이지 않는 사랑의 모습에 대해 심리적 난도질을 한다. 사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로맨스 코메디지만 생각할꺼리도 적지 않게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주체는 여자 둘의 각각의 입장, 그리고 그 사이에 낀 남자의 입장이 교체되면서 드러난다.


일단 話者인 레이첼은 마음에 두고 있었던 남자를 친구에게 빼앗기고도 쿨한 척 하고 있지만 남자의 부지불식간의 대시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정말 친구의 행복을 원한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친구의 피앙세와 하룻밤을 보내고 눈을 떠서 보여주는 해맑은 미소는 분명 남성관객에게는 선물이지만 여성관객에겐 미움일 수밖에 없다.


자신의 피앙세의 바람을 인식하지 못하고 불쌍하다는 동정을 받아야 마땅함에도 막판 어처구니 없는 그녀의 행각은 남성 관객에게는 동정에서 비난으로 급변할 수 밖에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누군지 분명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 왔다갔다 하며 레이첼의 가슴에 불을 질러놓는 남자, 힘든 고백마저 거부해 놓고는 다시 사랑한다고 외치는 그, 과연 그의 사랑고백은 진실일까


이 세 명의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주장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수긍은 해도 옳은 것이라고는 결코 동의할 수는 없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제멋대로 東家食西家宿을 일삼는 그들을 보며 혀를 찰 수 밖엔 없었다. 사랑은 얻고 오랜 친구를 잃는다면 그녀의 선택은 옳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