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알라마르 - 자연앞에서 숭고해지는 부자의 이별여행

효준선생 2011. 6. 11. 00:49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별로 아이는 도시 생활을 원하는 엄마곁으로 가야한다. 어쩌면 유년기 시절 아버지와의 마지막 여행을 하려고 한다. 10살도 안되어 보이는 소년, 이른바 다문화 가정의 태생이다. 그런데 왜 부모의 이별은 그를 힘들게 하는 걸까.


영화 알라마르는 이별을 앞둔 아버지와 소년의 마지막 여행을 감독의 주관적 간섭없이 카메라 앵글만으로 잡아낸 다큐멘터리 같은 드라마다. 물론 드라마의 극적요소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다. 멕시코의 아름다운 풍광과 바다속, 그리고 잠시 보여주는 해안가 수상가옥에서의 일상은 그 어떤 영화의 카타르시스 그 이상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들여다 보면 분명 부자의 이별여행을 보는 것임에도 슬픔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다가온다. 자연이 주는 평화일텐데, 그안에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다가오는 헤어짐의 의식만이 약간 부담스러울 뿐이다. 영화속에서는 물고기를 잡는 모습이 가장 많이 나온다. 열대 바닷속에 사는 처음보는 물고기들, 소년은 아버지가 할아버지에게 배운 낚시법을 눈여겨 보며 따라 하는 장면을 보았다. 3대가 함께 배를 타고 말은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핏줄이 주는 무형의 그 어떤 것들이 보여진다.


워낙 갖춰놓고 찍은 영화가 아닌지라 아주 우연히 앵글에 잡힌 모든 것들은 훌륭한 피사체가 된다. 심지어 수상가옥에 있던 바퀴벌레도 珍客인 백로에게 먹이로 주어지는 오브제가 되었다.  아버지의 삶은 신산해 보였지만 그렇다고 고생스러워 보이거나 불행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어쩜 저렇게 태평스러울 수 있을지 내심 부러웠다.


영화 초반과 후반부 잠시 등장하는 이탈리아 엄마는 상대적으로 못되게 보였다. 왜 그랬을까. 소년과 아버지가 좁은 방에서 뒹굴며 까르르 웃는 모습이 소년이 어른이 되어감에 아버지의 역할은 중요함을 역설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도시에 들어온 소년, 얼굴빛이 바다를 볼 때와 달라 보였다.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화면발이 아니라서 안구정화와 심리적 치유가 필요한 관객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