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소중한 날의 꿈 - 내 추억도 찾아볼 수 있었던 기회

효준선생 2011. 6. 10. 00:38

 

 

 

 

영화 소중한 날의 꿈은 지금부터 40여년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화영화다. 영화속 주인공들의 나이를 추산해보면 지금은 어언 40대 중반과 50대 초반쯤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성일 주연의 어둠의 자식들과 불후의 명작(?) 러브 스토리가 재개봉관에 걸려있고 안방 텔레비전에서는 한국 드라마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로가 보여진다. 그런 걸 보면 대략 1972년에서 1975년 사이의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왜 이런 복고풍 영화가 만들어진 것일까. 베이비 붐 세대로 태어나 대가족 구성원으로 경제적으로 많이 부족하던 그 시절을 보내고 성장해 이제는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해야 하는 그들,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다사다난했던 중장년기와 비교해 학창시절만큼 꿈 많던 시절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바로 이 영화는 그들 중년들에게 헌정하는 추억의 한 페이지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오랜 시간을 투자해 준비한 영화라고 하는 데 아마 그 노력의 대부분은 배경으로 등장하는 소품의 고증에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지금은 잊혀져 누군가의 기억속에 잠자고 있던 다양한 그 시절의 물건들이 선을 보였다. 물론 어린 시절 보아왔던 물건들이기에 침잠해 그들의 추억여행에 동참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아우내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당시로서는 드문 남녀공학이 나온다. 그 학교에 서울에서 전학온 여학생을 조명하면서 영화는 시작되지만 영화의 주인공은 그 이름도 상큼한 오이랑이다. 떡집을 하는 부모님 밑에서 공부도 그다지 잘하는 것도 아니고 남학생들에게 인기도 별로지만 뜀박질 하나는 잘해서 반대표로 차출되기도 한다. 우연히 만난 같은 학교 철수와의 섬씽으로 살포시 첫사랑의 느낌도 가져 보지만 그들의 꿈과 우정은 그다지 깊은 맛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영화의 그림은 매우 훌륭하다. 손으로 하나하나 뎃생하고 채색한 노고가 장면마다 녹아났다. 그런데 기승전결과 강력한 클라이막스가 없는 스토리라인 탓인지 중후반부엔 다소 루즈한 기분이 들었다. 그 시대를 살아온 세대에게는 장면 하나 하나가 사연이 깃든 웃음이지만 젊은 친구들에게는 김빠진 사이다처럼 맹맹했나보다.


누군가에는 지난날의 추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심심한 이야기들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 그러나 그들도 수십년이 지나면 2011년이 추억이 될터이니 고운 마음으로 들여다봐주면 좋을 것 같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그 소중한 날을 대신 보여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