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스크림4G - 고스트 페이스는 왜 또 왔을까

효준선생 2011. 6. 6. 00:22

 

 

 

영화 스크림은 대표적인 헐리웃 호러물로 자리잡은 지 오래되었다. 특히 깜짝 놀라는 표정의 소위 고스트 페이스가 이 영화의 핵심적인 이미지인데 이번엔 제목에 4G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다. 여기서 G는 세대를 의미하는 단어의 이니셜로 1~3편과는 다른 신세대의 공포물을 표방한 것이다. 이번 시리즈물은 과거의 시리즈물과는 일단 거리를 두고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시리즈물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자평도 곁들이고 있다.


그럼 새로운 세대의 스크림4G에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주제의 부각은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다. 물론 튀고 싶어하고 자신을 PR하는 것을 즐기는 신세대의 톡톡튀는 행위엔 눈길이 가지만 그렇다고 만행을 저질러도 된다고는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작이 그렇듯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는 법은 선혈이 낭자하도록 찔러대는 살인의 행위와 과정을 보거나 그 직전의 긴장감보다는 과연 저 가면을 쓴 자는 누굴까?를 추측해내는 데  더 신경을 쓰면 된다. 강요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는 게 이 영화의 독법이다. 그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차례로 죽어 나가는 인물들은 배제하고, 설마 이미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그러니 살아남은 자들 중에서 하나 하나 의심의 눈초리를 주다 보면 결국 범인이 등장하는데 그게 관객 스스로가 점찍은 인물로 맞는지를 체크하면 이 영화는 끝인 것이다.


동양의 귀신이 여인의 한을 모티프로 삼았다면 서양의 공포물엔 사이코 범죄자, 혹은 막무가내 살인마들이 등장하곤 한다. 그렇기에 동양의 공포물은 주로 밤에 등장해 하얀 소복과 입가에 묻은 빨간 피로 대비되는 효과로 관객을 놀래킨다면, 스크림은 특정 공간, 즉 방안 구석, 복도, 창문, 현관등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그들과의 한 판 싸움을 그림으로써 어두운 배경이 필요없어 낮 장면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스크림4G의 오프닝은 매우 신선하다. 스탭이라는 공포영화를 보는 두 여자가 영화속 영화를 본다. 살인이 일어나고 그 장면은 또하나의 영화였다는 설정, 어느 틈엔가 죽은 여자들이 이제는 스크림의 배역임을 알고 나니 멍한 기분이 들고 그제서야 본편이 시작되었구나 하는 느낌으로 돌아온다.


늘 시드니를 찾는 전화기의 음침한 목소리는 이 영화에서도 반복된다. 추가로 당신이 좋아하는 공포영화는? 이라는 질문도 여러차례 나온다. 다시말해 이 영화는 기존의 공포영화의 공식을 해체하는 시도를 한다. 살인마와의 퀴즈를 통해 그동안 나온 공포영화의 제목이 남발하고 심지어 공포영화의 유명한 감독이름까지 실명으로 거론된다. 그러니 이 영화는 “너 본격적인 공포영화 맞니?” 라는 야릇한 시선을 거둘 수 없게 만든다.


범인찾기에 골몰하고 그 범인을 처리하는 과정은 예사롭지 않다. 뜻밖에 인물이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저 사람이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당위성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 방법은 하나뿐이다. 찌르고 자르고 총쏘며 남을 해치는 모습을 실상에서의 죽임이 아니라 그를 밟고 올라서야 내가 사는 경쟁사회에서 우리 젊은이들의 아픈 초상화라고 간주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 된다.


무섭다는 선입견으로 피할 영화는 아니다. 공포와 코미디는 어딘가 맥이 닿아있다. 풀어가는 방식에서 감독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아주 이질적인 두 개의 장르는 이어 붙일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었다. 엣지있는 젊은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다. 그들을 눈여겨 보면 좋을 것 같다. 범인이 그 안에 있다는 귀띔이 아니라 앞으로 다른 영화에서 쑥쑥 자랄 것 같은 인재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