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뛰는 놈 위에 나는 놈(강추)

효준선생 2011. 6. 2. 00:24

 

 

 

 

매튜 매커너히처럼 법정 드라마에 잘 어울리는 배우도 없을 듯 싶다. 신뢰감 가는 이목구비와 냉철해 보이는 눈빛, 옷거리도 좋아서 전형적인 인텔리로 비춰진다. 그런 그가 영화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로 다시 돌아왔다.


법정 드라마는 원고와 피고, 그리고 그들앞에선 검사와 변호사간의 팽팽한 긴장감 때문에 언제나 관심을 불러 일으킨 장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단순히 의뢰가 들어온 사건에 대한 유무죄의 판가름 뿐이 아니라 “옳지 않은” 의뢰인에게 맞서는 수완좋은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일견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띤다.


영화 시작부터 돈이 되는 변호만 맡는 전형적인 영리추구형 변호사 미키 할러가 등장한다. 물론 큰돈, 푼돈 가리지 않는다. 본인의 힘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주변인물도 과감하게 활용하는 모습이 헛헛한 웃음이 나오지만 성공이라는 뒷면에 자리한 잇속에 대해서 그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미국 엘에이는 천사의 도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악마도 동거한다. 비록 하류직업이지만 밤의 꽃들에게 생명의 위협은 늘 따라다닌다. 결국 얼마의 시간을 두고 두 개의 사건이 발생하는데 하나는 살인으로, 또 한 건은 폭행상해 사건이다. 세상이 이 사건을 보는 눈길은 싸늘하다. 그럴 만 한 짓을 했기에 당했다는 시선이다. 물론 변호사에게는 그런 사회적 공감은 없다. 대신 의뢰인이 돈 많은 부동산 졸부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맡았을 뿐이다.


방범도 잘 안되는 허술한 집에서 살지만 차 만큼은 고위층의 의전차량으로 사용하는 링컨 컨티넨탈 타운을 이용하는 그, 운전기사까지 대동하고 다니는 그에겐 차량이 집무실이자 돈을 벌어들이는 창구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렇게 영악한 변호사는 자신의 의뢰인에게서 이상한 냄새를 맡는다. 자신의 의뢰인이 무죄임을 밝혀 돈을 벌던 그가 의뢰인에게서 범죄혐의를 느낀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영화 초반부 날고 기는 변호사의 활약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후반부는 자신에게 닥친 굴레를 풀고 의뢰인에게 한 방 먹이는 작업까지 한꺼번에 구사해야 했기에 관객들은 덩달아 바빠지기 시작한다. 대개 법정 드라마에서는 약자를 응원하게 마련인데 이 영화는 그 맹점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즉, 변호사 편을 들면 의뢰인을 응징할 수 없기에 그것도 곤란하고 검사 편을 들면 우리의 주인공 변호사가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결말이 매우 기다려지고 그 결말은 천재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변호사와 의뢰인의 한판 싸움으로 귀결되지만 문제의 발단이 되는 여성에 대한 폭력행사는 이 영화가 감수해야할 아픔처럼 보였다. 이미 말한 것처럼 매춘부에 대한 폄훼뿐이 아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고 또 범죄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도는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 영화는 변호사와 의뢰인을 둘러싼 주변인물의 공헌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곳곳에 포진해서 의리를 보여주는 모습은 겉모습과는 달라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아무튼 주조연의 적절한 협업체계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준 이 영화, 영리하고 논리적인 메커니즘으로 가득 찬 영화로 기억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