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멋진 인생 - 뮤지컬계의 F4가 떴다

효준선생 2011. 5. 30. 00:34

 

 

 

최근 몇 년간 국내 뮤지컬의 활황과 스타 걸 맞는 마케팅 등으로 몇몇 뮤지컬 배우들의 인지도는 안방극장 스타들의 그것에 뒤처지지 않는다.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던 남경주, 최정원, 전수경등은 물론이고 그 뒤를 이은 신진에서 중견급 뮤지컬 배우들은 하루가 다르게 관객들의 새로운 요구를 수용해 가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류정한, 이석준, 신성록등은 상당한 젊은 팬을 확보하고 있고 티켓파워도 작지 않다. 요즘은 더블 캐스팅되는 경우 자신의 호감도에 따라 배우가 나오는 날만 골라서 보는 관객들도 많다. 그런 측면에서 이들 배우들간에는 상당히 미묘한 긴장관계가 없을 수 없는데 이들이 한 무대에서 공연을 한다면 그것도 아주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들을 한꺼번에 만날 기회가 생겼다. 무대위가 아닌 스크린 위다. 바로 영화 멋진 인생에 동반 출연한 그들은 자신들의 뮤지컬 연습장면과 무대위에서의 인간적 갈등과 고뇌를 스크린에 담아 냈다. 메가폰을 든 감독도 뮤지컬 감독이라고 하니 스탭과 배우들의 간격은 공연 연습의 연장 정도로 이해할 만큼 가까웠을 듯 싶다.


이 영화 속에는 뮤지컬 공연이 소개된다. 제목은 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로 실제 작년 이맘때 선을 보인 작품이다. 즉, 영화 멋진 인생은 이 뮤지컬 넘버의 제작과정에다 약간의 픽션을 추가해 찍은 일종의 페이크 다큐라고 볼 수 있다.


뮤지컬을 하기로 스타 배우들이 뭉쳤으니 열심히 연습만 하면 되겠지만 어쩐지 시작부터 껄쩍지근한게 뭔가 불안해 보인다. 특히 류정한과 이석준의 만만치 않은 신경전은 신성록과 이창용의 달큰한 애교가 아니었으면 영화 자체를 푹 가라앉게 할 만한 수준이었다.


뮤지컬도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모든 공연은 더블 캐스팅을 사용한다. 아무래도 단독 캐스팅이 가져오는 불안감은 제작자라면 직감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역 배우 한 명의 이탈은 공연 자체를 무산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도 4명의 배우가 두 개의 배역을 나누어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처음엔 언더 스터디나 커버로 알았던 배우들이 실제로 돌아가면서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신진배우들은 이런 기회를 틈타 한 발 더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어 처음에는 다소 민망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 생겨도 감내하게 마련이다. 이 영화에서 막내로 등장하는 이창용의 배역이 그러했다. 연장자인 류정한은 대학시절 만났던 여자와의 신경전으로, 둘째 이석준은 학교 은사의 사망으로 인한 고뇌가 추가된다. 이런 이야기 구조 덕에 영화는 드라마적 요소를 조금 갖추고 있는데 아무래도 얼굴 포커스 위주의 영화와 큰 그림에 익숙한 뮤지컬 배우들의 연기는 다소 언밸런스한 점이 없지 않았다. 배우가 연기를 함에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들의 연기력은 약간은 경직되어 있는게 사실이었다. 중간에 선을 보인 정성화와 신성록은 그동안 텔레비전과 영화에 나온 바 있어 그래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뮤지컬 제작과정이기에 중간 중간 들리는 노래부분은 감미롭다. 종반부 류정한의 솔로는 손에 힘이 들어갈 정도로 좋았는데 나중에라도 이 뮤지컬 공연을 한다면 다시 찾아보고 싶다.


원소스 멀티유즈의 시대를 맞아 다양한 방식의 문화 컨텐트는 계속 선을 보일 것 같다. 이 영화 역시 그런 셈속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경제적 이유로 쉽게 보지 못하는 “비싼” 배우들을 영화속에서 훔쳐보는 것도 나름 신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