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플레이 - 3인조 인디밴드에게 청춘을 묻다

효준선생 2011. 5. 29. 00:17

 

 

 

 

영화 플레이는 3인조 인디밴드인 메이트의 음악과 사랑, 그리고 요즘 청춘들을 대신해 그들의 고뇌와 일상으로 치환시킨 일종의 페이크 다큐드라마다.


영화 시작, 선배 뮤지션과 다툼을 하는 요상한 헤어스타일의 젊은이가 등장한다. 눈을 완전히 덮어 도무지 앞이 보이지도 않을 것 같은데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선언을 한다. 그가 바로 인디 밴드 메이트의 키보디스트 이자 보컬인 준일이다. 그리고 1년뒤, 헤어스타일을 바꾼 그는 아주 우연히 만난 헌일과 함께 음악을 해보기로 의기투합한다.

서로의 악기를 매만지며 곡쓰기에도 여념이 없는 그들은 후배뻘인 현재에게 드러머를 제안한다. 가정문제로 고민하는 현재는 간간히 모델일을 할 정도로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 이른바 밴드에서 비주얼을 맡고 있는 셈이다. 이 정도면 가장 기본적인 밴드의 세팅을 완료한 셈이지만 그렇다고 그 누구도 이 무명의 밴드에게 성공의 레드 카펫을 깔아줄 일은 없다.


일상은 무료하다. 아무리 기탓줄을 튕겨봐도 들어주는 이는 없다. 이쯤해서 영화는 사실이 아닐 것 같은 그들의 연애사에 천착한다. 꽤나 세련된 모습의 두 명의 여인이 준일과 헌일앞에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에게 사랑은 사치였는지도 모른다. 서로를 잡지도 놓지도 끌어당기기에도 마음가짐과 모양새가 편치 않다. 이 부분들은 영화속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래도 헌일의 로맨스는 정말 있었을 법할 게 진솔해 보였다. 영화 초능력자에서 잠시 얼굴을 보인 정은채가 맡은 조각가의 캐릭터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잠시 다가 왔다가 사라지는 홍조띤 설레임의 사랑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사랑을 접고 나자 본격적인 음악이야기로 돌아오면 이들에게는 보다 막중한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음악 영화임을 표방한 바 없지만 실존하는 밴드에게 카메라를 들이민 이상 연주장면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만난 천재일우의 호기. 영화 원스를 통해 한국 영화음악팬들의 성원을 받았던 스웰시즌의 공연에서 버스킹(정해진 무대가 아닌 무정형의 길거리 공연)을 할 기회를 얻는다.


무명 배우에게 버스킹은 어쩌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을 그들을 놓치지 않았다. 무대위도 아니고 세종문화회관 로비한쪽에서 그들의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모습은 상당한 울림을 주었다. 그리고 실제로 가수와 조우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인디밴드의 일상은 열악해 보인다. 연습장이 없어 옥상에 올라가고 친구의 도움으로 시골의 빈 상점안에서 드럼을 친다. 앨범이 나올일도 없다. 하지만 누구나의 일상이 모두 비범할리 없듯 이들도 마찬가지지만 자신이 하고픈 일, 그들처럼 음악이 아니더라도 해 나갈 추진력만 있다면 그건 행운이자 행복이다.


최근 영화 개봉과 맞물려 그들의 음반도 나왔다는 소식이다.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를 만나는 시간이 될 듯 싶다. 밴드의 이름인 메이트 역시 스웰시즌과의 만남에서 얻은 이름인 것처럼 영화 플레이도 또 누군가의 메이트가 되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