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헤드 - 좋은 말 할때 제자리에 갖다 놔요

효준선생 2011. 5. 24. 01:47

 

 

 

 

이 영화 너무 거칠다. 시신의 일부가 나동그라지고 훼손하고 그런 장면들이 마치 돈벌이로 치환된다는 설정 때문이 아니다. 사회부 기자가 인질로 잡힌 동생을 구하기 위해 백정이나 다름없는 어떤 장례도우미와 사투를 벌인다는 설정이 말이 안돼서도 아니다.


매우 흥미로운 소재를, 툭툭 끊기다 못해 필름을 끊어다 아무데나 붙여놓은 러프컷 같아 영화에 몰입할 수 없는 불친절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다. 도대체 어느 선에서 감정을 이입해야 하는 지 알 수 없다. 미스테리 추격액션극의 긴장감은 보이지만 그 활극이 왜 필요한 것인지 지금 전체적으로 어디쯤 와 있는지 알 수 없는 것도 그러하다.


영화 헤드는 비인성적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직업윤리도 망각한 채 오로지 절벽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비 같은 장례 도우미를 주인공으로 했다. 얼핏보면 그는 살인마 같기도 하다. 그러나 죽지 않은 자와 이미 죽은 사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면죄부를 줄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체훼손에 대해 유족의 반발이 그 어느 나라보다 강한 한국에서 그의 행동은 제 아무리 경제적 궁지에 몰렸다고 해도 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런데 그가 처한 그 궁지라는 게 도통 절박해 보이지 않다.


최근들어 양의 탈을 쓴 악마적 캐릭터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 대부분이 종교인의 신분을 위장해 사회복지를 위해 애를 쓰지만 알고보니 그 자신이 악마라는 설정, 왜 이런 이중적 작태를 영화의 반면 캐릭터로 자주 사용하는 것일까. 체포왕 후반부에 등장한 자선사업가 역시 종교의 탈을 쓰고 있었다.


등장인물들이 많은 것도 아닌데 수시로 급변하는 동일 인물의 캐릭터 때문에 혼란스럽다. 상황은 매우 급박함에도 웃기려고 한다. 관객은 긴박한 엑셀레이터를 밟고 따라가고 싶은데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앞으로 쏠리며 어지럼증이 났다. 인질을 구한다는 장면은 무수한 영화에서 보아왔다. 그런데 그 인질로 잡힌 상황 역시 컬트적이며 블랙 코미디다.


상황은 수없이 여러 번 변하지만 개연성은 부여하지 않는다. 뜻밖의 인물과 뜻밖의 상황이 교차되지만 왜 그렇게 되어야 하는지 단서는 없다. 점프에 또 점프다. 이런 이유로 편집에 트집을 잡아보는 것이다. 동생을 생각하는 누나의 일당백 활약을 들여다보는 것은 흥미롭다. 그러나 영 매끄럽지 않고 삐거덕거리는 모습이 그악스럽다. 정말 나쁜 놈은 여전히 자선사업가이자 종교인으로 남아 있는 듯 하고 총에 맞은 장례 도우미와의 관계도 깔끔하게 해결되지 못한 채 끝내버렸다.


어수선함만을 잔뜩 묻혀 놓은 채 남는 것은 과학자의 머리뿐이다. 그 머리 어디에 쓰려는 건지 제목으로만 덜렁 남았다. 과학자는 구천을 떠돌며 외칠 듯 싶다. 내 머리를 돌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