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마이 원 앤 온리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효준선생 2011. 5. 23. 00:03

 

 

 

 

 

엄마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엄마의 화는 아빠의 不淨 때문이다. 왜 하필 바람을 피우는 바람에 죄없는 두 아들이 예정에도 없이 머나먼 여행을 떠나야하나. 근데 엄마는 집을 나가려면 혼자 나가지 왜 아들들을 대동하고 나선 것일까?


영화 마이 원 앤 온리 속 엄마 캐릭터는 단 한번도 보지 못한 캐릭터에 그들의 최후에 대해 무지 궁금하게 만드는 재미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더 웃기는 것은 여행도중 늘 돈에 쪼들리면서도 상당히 멋진 無蓋車를 고집하고 운전은 작은 아들을 시킨다. 물론 그 보다 더 엽기적인 것은 도착하는 도시에서 엄마는 자신과 아이들을 받아 줄 새로운 “아빠”를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아무리 바람핀 나쁜 아빠지만 두 눈 멀쩡하게 뜨고 있는 아빠를 놔두고 새로운 아빠라니? 아이들은 이 상황이 적응안된다. 그냥 순응하면 살아갈 뿐이다.


멀리도 돌아다닌다. 미국 뉴욕 집을 나와서 보스턴, 피츠버그, 세인트 루이스, 로스 앤젤리스에 이르기까지 이들 모자의 여행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집을 떠났다고 해서 아빠는 그다지 곤란에 처한 것 같지도 않다. 중소 악단의 지휘자인 그 역시 역마살에 끼였는지 전국 순회공연에 정신이 없다. 집나간 엄마는 안중에도 없다.


영화는 엄마의 새아빠 찾기에 몰입하면서 게임처럼 변한다. 그런데 새아빠는 생각만큼 쉽게 찾아지지는 않는 모양이다. 허우대는 다들 멀쩡한데 부도난 사업가, 골통 보수파 군인에, 정체불명의 제비족, 거기에 정신병자까지 물론 최악은 매춘부를 단속하는 경찰이다.


물론 중간에 진심으로 대해주는 젊은 이웃도 아주 잠깐 등장하긴 한다. 그러나 인연은 아닌 모양이다. 이렇게 예닐곱이나 되는 새아빠 후보자들을 백미러 뒤에 버려두고 한없이 서쪽으로 나가는 엄마와 두 아들.


이 영화는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충족되어 있을때가 아니라 결핍되어 있을때 비로소 그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는, 평범하지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족애를 말하고 있다. 또 천반지축 엄마의 기괴한 행각도 어쩌면 자기 자신만을 위한 행동은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보다는 아들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않은 채 자기 하고픈 대로 살아왔던 기성세대와 신세대 사이의 갈등의 간극을 되집어 보려는 시도로도 보인다.


정신이 좀 모자르지만 이런 이야기를 해준 남자가 있었다. 여자들은 체온이 바뀌나봐. 추웠다 더웠다 그러니까 여자를 만나면 담요라도 하나 준비하라고. 여자에게 담요는 꼭 필요한 것일까. 부유한 삶속에서도 없는 것 없이 살았던 유한 마담에게 남겨진 가족은 이제 담요이상의 가치를 하게 될 것 같다.


르네 젤위거의 속마음을 알 수 없는 듯한 눈빛 연기가 빛을 발하고 세상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뜻하지 않은 장면에서 답을 얻게 해주는 영화, 마이 원 앤 온리는 아빠의 히트송 제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