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토르 천둥의 신 - 하늘에서 벌어진 형제의 난

효준선생 2011. 4. 29. 02:12

 

 

 

 

 

 

비가 오고 특히 천둥이나 벼락이 칠라치면 아이들은 엄마품으로 달려가 무섭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임에도 제어할 수 없을 것 같은 소리에 놀라 제풀에 깜짝 놀라곤 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어른들은 어린애들이 밤늦게 잠 안자면 하늘에 있는 천둥의 신이 어서자라며 꾸짖는 소리란다 라고 하면 그제서야 말똥한 눈을 껌벅거리며 잠자리에 들곤 했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천둥의 신이 알고 보니 인간의 모습을 한 힘센 남자이며 인간세상에 내려와 인간 여자와 로맨스를 만들어냈던 적도 있다는 가상의 내용이 바로 영화 천둥의 신 토르의 주요한 스토리다. 영어로 목요일을 뜻하는 토르는 북유럽권에서는 잘 알려진 신화속 인물이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아무튼 신화속 가상의 존재를 의인화시켜 생명력을 불러일으키고 컴퓨터 그래픽등을 활용해 멋진 볼거리를 선사한 것은 미국 만화 컨텐츠 그룹인 마블픽쳐스의 노고다.


작년에 본 아이언 맨2에서 엔딩장면속에 갑자기 커다란 분화구가 보이고 요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뭔가를 찾았다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언 맨2의 후속작의 티져영상쯤으로 알았던 그 장면은 바로 토로의 한 장면임을 발견하고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같은 회사의 작품이기에 치기어린 짓 정도로 여겼다.


토르는 생김새부터 건장의 사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신과 인간이 외양상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에서 친근감을 갖게 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보여준 행동은 그다지 신격화되어 있지는 못했다. 그의 행동은 천상에 있었을 때와 지상에 한번 내려갔다 온 뒤의 모습에서 차이가 있다. 그건 이런 가상이 주효하다. 아버지 오딘의 자리를 물려받을 준비가 안 된 철부지 아들이 인간세상에 내려와 로맨스 비스무리한 것을 해보면서 사랑과 자비란 무엇인가를 배우고 다시 올라가 철이 들었다는 설정. 유치하다. 그보다는 토르의 동생이자 오딘의 둘째 아들로 나오는 로빗의 출생의 비밀이 이 영화를 끌고 나가는 더욱 중요한 장치가 된다.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알고 보니 우리는 남매였네, 혹은 알고 보니 우리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제였네 하는 식이지만 본편에 이은 후편에서도 로빗의 활약인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토르의 무기는 해머같이 생긴 소형 망치 묠니르다. 제 주인도 제대로된 섬광을 받아야만 통제할 수 있는 신무기지만 이걸로 못하는 게 없다. 액션무비인 만큼 토르와 여타 앙숙들과 싸우는 장면이 제법 나오는데 묠니르 없는 토르는 존재할 수 없을 정도다. 아니 토르의 친구로 등장하는 4명의 조연들이 그저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게 만들 정도의 힘의 원천을 보여주는데, 그 오버스러움의 극치는 좀 민망할 정도다.


하늘에서 형제의 난이 벌어지고 이종족간의 싸움이 터질때마다 천둥이 치고 인간세상으로 내려오는 다리가 존재한다는 설정, 타 문화의 전설이자 마법같은 이야기지만 그래도 볼 만했던 것은 그만큼 상상력이 풍부했기 때문이라고 해줄 수 있다. 제 아무리 신화 전설이 많으면 뭐하나 영상으로 그럴 듯 하게 옮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게, 그리고 그걸 눈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게 행복한 일일뿐이다. 그나저나 요 몇 년 동안 천둥소리를 들은 바 없으니 하늘에선 무탈한 모양이다.


이 영화도 엔딩이 끝나고 1분 정도 티저영상이 준비되어 있으니 끝나자 마자 벌떡 일어나는게 능사는 아니다. 엔딩에 깔리는 묵직한 록뮤직도 감상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