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디어 미 - 일곱살 꼬마가 보낸 편지

효준선생 2011. 4. 14. 00:01

 

 

 

 

오래된 박스를 정리하다 보면 언제 이런 걸 썼나 싶은 오래된 노트 한 권쯤 발견할 수 있다. 휘리릭 페이지를 넘겨보다 보면 삐뚤빼뚤한 글씨로 그 당시의 감정이 오롯이 담겨진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 경험은 간혹 오금을 저리게 하곤 한다. 일종의 추억을 먹는 셈이다. 세상사에 간여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오로지 나만을 위주로 생각하며 살던 그때, 미래의 나 자신에게 쓴 편지라도 한 장 끼어 있다면 신선한 자극이 될 것 같다.


영화 디어 미는 프랑스출신의 청춘 아이돌의 대표격이었던 소피 마르소의 오늘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녀의 단독 주연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이야기가 주가 된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또 하나의 그녀가 등장한다. 바로 7살의 그녀다.


잘나가는 원자력 발전회사에 근무하는 그녀, 최근의 관심사는 미국업체와 맞붙어 경쟁하며 중국에서의 원자력 발전소를 세우는 일이다. 하지만 그녀는 %를 입에 올리며 중국 수입사와 긴장관계를 형성하며 바쁜 일과를 보낸다. 그런데 그런 그녀 앞으로 편지가 도착했다. 송신인은 바로 그녀 자신, 처음에는 자신의 보낸 편지인지 조차 알지 못했다.


영화는 비교적 단순하다. 일벌레처럼 살던 한 여인이 과거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가며 사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소원했던 가족과 어린 시절의 친구와의 관계설정을 재정립한다는 이야기들이다.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가 등장한다. 그 시절 삼각관계였던 친구가 어른이 된 뒤 다시 등장했을때 어떤 기분이 들까, 그리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과 비교를 하면서 겪는 미묘한 감정의 기복. 이런 이야기들은 여주인공 소피 마르소의 원숙하면서도 통통 튀는 연기와 맞물려 재미를 더해 준다.


불쑥 등장한 어린 시절의 편지들, 편지가 아니어도 좋다. 썼는지 기억조차 없는 메모 하나라도 지금을 사는 나에게 신선이 자극이 되어 주면 좋겠다. 그만큼 지금, 내삶은 辛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