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 이웃의 범죄 -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지랴

 

 

 

영화 우리이웃의 범죄는 제목과 달리 홈드라마라고 보면 타당하다. 원래 제목인 가족사진을 버린 이유가 밋밋한 느낌이 들어서였다면 그건 생각해 볼 문제다. 영화 정보가 부족한 관객들이 불쑥 범죄라는 단어가 들어간 영화를 선택한다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제목이상의 생각해볼 만한 내용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전반부는 신현준의 코믹으로 후반부는 한 가족안에서 벌어진 존속살인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신현준이 코믹배우인지는 모르지만 갈수록 변형되어가는 그의 외모에서 사람들은 황장군이나 하야시보다는 기봉이를 떠올리는 듯 하다. 그의 좌충우돌 슬랩스틱 코미디가 한풀꺾일 즈음 그가 맡은 사건은 본격적을 이 영화가 가족간의 갈등과 봉합을 어떻게 그릴까를 드러낸다.

가족중에 아픈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크나큰 짐이 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포용하고 감싸안기에만은 힘이 들어 그냥 놔버리고 싶을때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아동의 살인현장과 용의자를 찾아 내며 긴장감을 조성하지만 실제 범인은 이미 나온 사람중에 있을 것이다. 그것도 가족 중에 있을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용이하게 찾아 낼 수 있다. 그게 부모나 친척이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는 그럼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역으로 묻고 있는 영화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나라면 이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솔직히 자신이 없다. 악인의 마음이라서가 아니다. 타인에게는 쉽게 돌을 던지는 게 사람이라면 자신에게는 그렇지 못하는 것도 사람이다. 이 영화의 소재로 쓰인 존속살인이 아닌 다른 문제라도 상관없다. 과연 우리는 자신에게 돌을 던질 용기가 있을까.

이 가족, 힘들어 보이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엄마의 부재다. 홀로 남겨져 짐이 될 것이 뻔한 아이, 그리고 더 이상 아이를 돌봐줄 수 없는 엄마의 선택에 어쩌면 아무도 뭐라고 하지 못할 것 같다. 상황이 그래서 그렇다고만 치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절제된 연기력을 보여준 전노민, 왕희지의 부부역할과 아역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이 영화의 라스트 씬은 바로 원래 제목인 가족사진으로 남는다. 그들은 웃고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웃지 못할지 모른다 가족사진속 주인공들이 하나 둘 사라졌으니...

모두가 겪는 일은 아닐지 몰라도 드물지 않은 이야기들. 우리 주변의 이야기라고 말해도 좋을 듯 싶다. 이 영화의 제목은 그래서 나온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