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울트라 미라클 러브스토리 - 동네 바보형의 세상살이

효준선생 2011. 4. 3. 02:44

 

 

 

도통 정신상태를 알 수 없는 남자가 할머니와 산다. 일본 혼쥬 맨꼭대기에 있는 아오모리의 어느 시골마을, 유기농이니, 무농약이니 해서 몇가지 채소를 재배하고 인근 학교와 마을에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조손가정. 그런데 요진이라는 이름의 이 청년 상태가 별로 안 좋다. 처음에는 그냥 웃기려는 설정인 줄 알았는데 농약으로 샤워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문제가 있어보인다.


영화 울트라 미라클 러브스토리는 일본 영화 특유의 엽기코드를 시골을 배경으로 한 잔잔한 생활드라마와 접목시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요상한 영화로 만들어 놓았다. 남자의 이름을 한자로 훑어보니 水木陽人이다. 농사꾼 이름으로는 제법이다. 그런데 그가 사는 마을에 낭창거리는 몸매의 도쿄 아가씨가 마을 유치원에 새로웠다. 젊은 청춘이 만나게 되서인지 금새 친하게 되었지만 어느 정도 이상의 진도를 나가지는 못한다. 그게 다 남자의 상태불량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제목과는 달리 긴박한 로맨스는 펼쳐지지 않는다.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그 죽음을 서럽게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마치 죽기 전 환영을 보는 것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기묘한 비주얼(목이 달아난 시체)이 요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분명 심장박동이 멈춰 의사가 사망일시까지 말했음에도 어찌된 일인지 다시 살아나 텃밭을 일군다.


이 영화를 보면 엽기코드가 갑자기 툭하고 튀어나오지만 그게 웃음만을 위한 게 아니었다. 농약을 흠뻑 뿌려대는 헬기가 전반부에 나오는 것을 보면 환경고발 영화로도 보인다. 그렇게 유추되는 점은 이 청년이 농약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은 장면과 아예 자신을 양배추와 같이 여기는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결국 농약중독에 의한 정신 이상이 착란에 까지 이른 것은 아닐까 싶었다. 오죽하면 혹시 이 청년은 아예 없었던 존재는 아닐까라는 생각에 미치게 할까. 플롯을 뒤쫒아가다 보면 헷갈리기 일쑤인 영화다. 그것보다는 너른 평야와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작은 열차, 텃밭을 가꾸는 한적함등도 나름 여유를 주는 풍광이었다. 그런데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머리없는 사람이야기와 사람의 뇌를 짐승에게 던져주는 식의 한국의 정서와는 동떨어지는 장면에서는 식겁하기도 했지만 그런 악취미가 일본에서는 일종의 파격이라며 받아들여진다면 크게 할말이 없다.


어쨌든 이번 동일본 지진으로 인해 아오모리 일부도 피해를 보았다니 이 영화의 로케이션 장소도 쓸려내려간 것이 아니길 바란다. 그나저나 일본 영화보면서 자꾸 지진과 방사능 염려가 가시질 않는다. 조속히 해결이 되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