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미트 페어런츠3 - 장인 어르신, 사위도 듬뿍 사랑해 주세요

효준선생 2011. 3. 28. 01:38

 

 

 

아직 일가를 형성하지 못해 장인의 위력을 몸소 체험하지 못했지만 지인들 말로 장인과 사위의 관계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만큼 독한 관계는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결혼 전부터 사위보기를 무슨 철전지 원수 보듯하는 막강 장인이 존재하였으니 그 이름하여 잭(로버트 드니로 분), 여기에 맞서 사위의 자리를 넘보는 장인을 경계하는데 도가 튼 사위 그레그 퍼커(벤 스틸러 분) 그들이 자웅을 가리는 사이에 끼어 이들 온 가족들은 말썽없는 하루를 보내지 못한다.


영화 미트 페어런츠3에는 사위의 역습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그만큼 1, 2편을 관통해 장인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던 사위가 복수의 칼날을 효과적으로 갈았는지를 보는게 이 영화의 핵심인데, 어쩐지 세월이 가면서 굵어진 장인의 주름살 탓인지 그의 행동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연민마저 느꼈다.


1편에서야 제 아내로 만들기 위한 예비 사위의 고군분투 역정을 그렸다면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미 쌍둥이 남매를 둔 중년 가장으로 나오는 사위의 이야기가 중심에 놓여있다. 그런데 바로 그 한 집안을 운영하는 가장의 자리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심지어 딸과 사위 사이를 엉뚱하게도 갈라놓으려고 하니 집안에 이런 불상사가 더는 없을 듯 싶었다.


가족이 많지 않은 집안에서 외동아이들이 결혼을 하면 할아버지, 할머니의 관심사가 손주, 손녀에게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서양가정이라고 별달라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의 5살 생일파티에 참석하는 것을 무슨 큰 행사처럼 여기는 이들에게는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역할에서 밀려나는 것이 섭섭할 수도 있겠다. 이 영화는 진득한 성인 유머도 다량으로 등장하고 장인과 사위가 주먹질을 하는 장면도 나오지만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서 갈수록 커지는 노인문제와도 큰 관련이 있어보였다. 뒷방 늙은이 신세라고 한탄만 하는 지금의 노년층에게 자식에 대한 관심말고 좀더 자신을 위한 계발에 신경을 쓴다면 장인 잭의 삶은 보다 윤택해지지 않을까.


그 반면교사는 바로 그레그의 아버지인 버니 퍼커(더스틴 호프만 분)과 어머니인 로즈 퍼커(바바라 스트라이샌드 분)에서 찾을 수 있다. 일견 자유분방해 보이는 그들은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해주고 각각 라틴댄스를 배우러 스페인으로 여행을 다니고 방송에서 성생활 토크쇼를 진행하며 즐겁게 황혼기를 즐겁게 살고 있다. 그들은 결코 아들과 며느리의 일상에 간섭하지 않는다. 한국식으로 보면 거꾸로인 셈이다.


장인의 엉뚱한 행동도 결국은 사위사랑의 색다른 모습으로 치부하면 좋겠지만 아마도 그 어느 사위도 그런 장인 만나면 좀 피곤해하지 않을까? 심지어 두 집 부모님이 모두 아들과 며느리가 사는 집 근처로 이사를 오겠다니, 사위와 아들 역할 하기 정말 힘들어 보인다.


이 영화는 코믹을 주재료로 해서 그런지 웃기려는 장면이 많다. 조금 야한 면도, 코드에 안맞는 부분도 있지만 그걸 상쇄할 만한 역할은 바로 제약사 판촉사원으로 나오는 제시카 알바에게 있지 않나 싶었다. 그녀의 상큼한 미소와 여전히 매력적인 몸매는 그녀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과 함께 영화속에서 제대로 양념역할을 해주었다고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