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월드 인베이젼 - 이 헛헛한 남의 나라 군대 이야기

효준선생 2011. 3. 13. 00:32

 

 

 

 

 

영화 월드 인베이젼은 외계인 침공을 소재로 한 어디선가 본 듯하다. 표절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자꾸 반복되는 도돌이표 음악에 버금된다. 그럼 이 영화 재미없라고 하면 그건 아니다. 외계인은 직립해 마치 사람이 쏘는 것 같은 총격을 하고 그에 맞서는 미 해병대원들은 베트남 정글에라도 온 듯 혼신을 다해 싸우며 서로간의 전의를 북돋운다.


외계인과 지구인의 대전은 흔한 소재였다. 외계인의 지구방문은 그동안 수많은 영화 속에서 지루함과 식상함을 배제하기 위해 다양하게 변주해왔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비교적 전통적 방식대로 일대일 싸움으로 전개해 놓은 것은 외계인과 지구인의 대결구도가 주가 아니라 미 해병대원 간의 인간적 고뇌에 방점에 놓인 것으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외계인은 왜 맨날 미국만 침공하나. 그리고 일당백이라도 되는 듯, 총 몇자루 가지고 산채만한 외계인의 모선을 쳐부순다는 게 영웅담치고는 너무나 오버스럽다는 데 재미가 반감된다는 데 있다. 이런 류의 영화의 공통점은 이 영화에서도 여실히 보여진다. 예를 들어 10명의 대원으로 시작해 극이 진행되면서 신경질 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얄미운 캐릭터들은 죽는다. 여자 배역도 최초한 한 명이상 끼어 있어야 하고 주인공과는 감정적인 교환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있어도 되지만 그들은 결코 희생될 수 없다. 또한 주인공도 죽을 수 있는데 감동을 배가시키는데 최적의 장치다.


이런 특징 몇 개가 들어 있기도 하고 빠져 있기도 한 것은 이 영화의 마무리가 확실한 “The end” 가 아니기 때문인 듯 싶다. 비롯 살아남은 대원들이 또 어디론가를 향해 뛰어가는 모습에서 2탄을 염두해둔 듯 싶지만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공한 이유가 거의 드러나지 못했고 그들의 정체성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아쉬움은 극이 끝나고도 여전히 남는다.


알루미늄 조각으로 만든 것 같은 모습의 그들, 대체 그들은 어디서 온 것이며 왜 왔을까 방송형식을 통해 과학자들이 대충 때려 맞춘 것 같은 이야기는 전해주지만 궁금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 미 해병대원 간의 아름다운 전우애나 주인공은 결코 죽지 않는 과장된 영웅담은 지루하다. 차라리 디스트릭트 나인처럼 외계인의 입장에서 지구 침공을 얘기해 주는 영화를 기대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