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메카닉 - 준비하는 자만이 킬러한다

효준선생 2011. 2. 21. 00:39

 

 

 

아서 비솝은 여유롭게 자신을 향해 터지며 쏟아지는 폭발 현장의 파편을 피해 나갔다. 그리고 씩 웃어 보였다. 그런데 그에게 남겨진 것은 무엇일까. 자신을 부리던 조직은 궤멸되었고 아지트도 폭발장치에 의해 폐허로 변해 가진 것도 없어졌다. 게다가 이제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불신의 늪에 빠진 것 같은데 그는 그다지도 유유자적할 수 있을까


영화 메카닉은 조직에 의해 조종당하며 살아온 한 청부 살해업자의 터닝포인트를 그리고 있다. 지시받은 목표에 대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명령대로 수행해 나가며 그 댓가로 돈을 받는 그, 그러나 엉뚱하게도 다음 목표가 자신에게 기술을 가르쳐 준 멘토가 아닌가 그럴리 없다고 믿으면서도 그는 그를 살해한다. 그리고 그를 찾아온 멘토의 망나니 아들 스티븐.


영화는 솔로로 활약하던 비솝의 모습을 그린 전반부와 멘토의 아들이 조인한 후반부로 나뉠 수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며 단서 하나 남기지 않던 작업 솜씨가 스티븐이 끼어들며 자꾸 헝클어지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상황에서 당황할 비솝이 아니다. 오히려 두 남자의 콤비플레이는 점점 공고해지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관객들은 조만간 비솝의 정체를 알게 되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자에 대해 스티븐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흥미로운 시선은 마지막에 들어난다. 용서인가 복수인가 그리고 그 선택은 성공할 것인가.


전문 킬러들의 행위는 매우 자극적이면서도 구체적이다. 선혈이 낭자하고 잔인하기까지 하다. 목표를 제거할 때 조금도 망설이지 않는다고 공언하는 비솝, 그도 한 여인을 사랑하고 협박을 할 때 약간의 인간적 여지를 남겨두기도 한다. 인질로 잡은 여자애의 팔을 잡았을때 다들 기겁을 했다. 그런데 그가 움직일 때마다 그 많은 CCTV는 다 어디로 갔을까 했는데 재미있게도 맨 마지막 그의 안위를 확인할 때서야 등장한다. 범죄현장은 잡지 못하고 그가 죽었나 살았나만 확인해 준다는 게 우습기도 하다. 


아버지를 죽인 자의 정체를 알고 나서 “복수는 가장 좋은 목표가 된다”는 스티븐의 말이 인상적인데, 비솝이 던진 화두, “준비하는 자만이 승리한다”는 말이 더 현실적이다.


내용은 마치 복수의 칼날을 품고 아버지의 원수에게 다가서는 애송이, 시간이 흘러 실력은 키웠지만 과연 그는 복수를 하기 위해 스승에게 다시 칼날을 들이댈 수 있을까. 마치 중국 무협소설 같아 보인다. 그러나 외피는 헐리웃 액션물인지라 다소 생경하기까지 하다. 작년에 개봉한 익스펜더블에서 쟁쟁한 선배 액션 배우틈에서 존재감조차 미미했던 제이슨 스타덤의 원맨쇼를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파괴미학적인 액션씬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