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그린호넷 - 영웅이 되고픈 철부지 언론재벌

효준선생 2011. 1. 20. 00:51

 

 

 

갑자기 영웅이 되고픈 철부지가 있다. 언론재벌의 2세로 남부러울 게 없는 그는 아버지의 급서로 신문사의 주인으로 등극한다. 마치 중국황제의 왕권이양과 같다. 경영 능력이 없어 보이는 그 앞에 나타난 조력자덕분에 그는 어깨에 힘 좀 주려고 한다.

선친의 이런 저런 어시스트였던 케이토(이름 참 일본인스럽다)는 커피타기, 자동차튜닝, 무술, 피아노치기등 못하는 게 없는 이른바 만능집사였다. 그런 실력자가 겨우 집사를 보다니 그것도 불가사의한 일이다.


창졸지간에 만난 둘은 마치 불알친구처럼 의기투합해 새로운 영웅의 등극을 세상에 알리고 한다. 있는 건 돈뿐인지라 기발한 아이디어가 번득이는 물건들을 장착한 세계에 단 하나뿐인 자동차를 비롯해 검은 옷에 검은 안대까지 액션 히어로의 진면목은 다 갖춘 셈이다.


물론 무술이 안되는 브릿은 최면 총을 소지하지만 제대로 다룰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천하의 도시 엘에이는 어느새 이런 급조된 히어로의 손에 들어갈 처지에 놓였지만 이쯤해서 악당이 등장하는 것은 액션물의 典範이다. 재미있는 것은 악당이 둘이나 등장한다. 전형적인 무대포 악당, 처드노프스키라는 이름도 참으로 거시기스럽다. 부하 죽이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그, 새로운 악당의 등장에 열불나 하는 중이다. 또 한명, 요런 악인은 정말 사라져야 할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지방검사, 그는 제 맘대로 언론을 통제하고 심지어 신문에 실릴 기사까지도 스스로 검열을 한다. 알고보니 검사, 브릿의 아버지와도 관련이 있었다.


영화 그린 호넷은 새로운 악당이 되고픈 가진 자의 호기어린 장난에서 시작했다가 그 규모가 블록버스트급으로 확대되고 만 천방지축 파괴미학적인 액션물이다. 아버지가 벌침에 알러지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지은 이름, 녹색 말벌이라고 하는 그들은 점차 영웅의 본질에 다가서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그건 감독의 생각일뿐이고 영화는 완전 놀자판으로 흘러간다.


깨고 부수고, 심지어는 브릿과 케이토가 싸움질을 한다. 정말 아플 것 같이 때리고 맞는 것을 보면 10살짜리 아이들 싸움처럼 보인다. 그럴 것 같지 않은데도 버디무비처럼 행세하고 파괴되는 데 들어가는 돈으로 이야기를 좀 더 풍성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좀 남는다. 철없는 재벌2세에서 어느새 철든 오너로서 변모한 모습이 대견해보이지만 상대역인 주걸륜에 비해 너무 늙어 보이는 세스 로건, 다행스럽게도 변죽이 잘맞는 것 같아 지루하지는 않다.


무엇보다 블랙뷰티라고 부르던 튜닝된 자동차를 들여다 보는 것은 남자들의 로망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도 쓰리디로 만들었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그 효과가 뚜렷하지 않기에 투디로 즐기시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