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글러브 - 그들의 열정은 계속되어야 한다

효준선생 2011. 1. 13. 01:24

 

 

 

 

영화 글러브는 청각장애우들로 구성된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원들의 실화를 영상으로 옮겨낸 작품이다. 야구를 좋아하기에 이들의 존재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 한때 해체설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이 꿈을 잃지 않는데 이 영화가 일조를 했으면 좋겠다.


종종 들었던 프로야구 선수들의 일탈행위로부터 영화는 시작한다. 술 먹고 행패를 부리는 김상남 투수(정재영 분), 영구 제명의 위기에 놓이지만 그는 혹시나 하는 매니저의 권고에 따라 충주 성심학교에서 인스트럭터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어린 학생들과의 조우는 그에게는 새로운 인식을, 목표의식이 희박했던 아이들에게는 우리도 한번 해보자는 열정을 품게 해준다는 내용이다.


운동선수에게 장애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장애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선수들도 일반 체육대회에 나가서는 맥을 못추는 이유는 그만큼 스포츠가 극히 미묘한 부분에서의 차이에서 결과의 명암이 갈리기 때문이다. 그럼 듣지 못한다는 게 야구에서는 어떤 지장을 초래할까 눈으로 집중해서 보기만 잘해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특히 외야수비는 쥐약이 될 수 밖에 없다. 공중에 높이 뜬 볼을 잡기 위해서는 동물적인 반사신경이 필요한데 그 출발점은 눈이 아니라 귀가 된다. 제아무리 슈퍼맨의 눈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딱하는 소리만 듣고도 공의 낙하지점으로 달려가야 공을 잡아낼 수 있는데 이 아이들에게는 그게 없는 것이다. 그러니 공이 이미 저만큼 지나가고 있은 뒤에야 스타트를 하게 되므로 늘 뒤로 빠트릴 수 밖에 없게 된다.


또 야구는 팀플레이다. 서로간의 콜플레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뛰어 보면 안다. 영화속에서 1루 주자를 잡기 위해 그저 행동에 의한 약속된 플레이를 시도하지만 투수는 눈이 아닌 주자의 움직임을 꿰뚫어야 한다. 물론 뜬 공을 잡기위한 플레이에도 흔히 마이볼이라는 외침을 하지 않으면 크게 다칠 수 밖에 없다.


운동중의 장애는 자신만의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장애마저도 감당해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이긴다는 목적의식도 희박하지만 이미 프로물을 먹었던 김상남에게는 답답하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수시로 말을 한다. 동료를 믿고, 자신을 믿어라 그리고 우리를 이기기 위한 상대에게 결코 허술하게 보이지 말라며 독려한다. 진심은 통한다. 눈빛만큼은 사슴만큼이나 순수한 아이들에게 근성을 심어지며 일체감을 만들어낸 그. 경기를 통해 빛을 발하지만 반드시 이기는 것이 목표는 아닌 셈이다.


영화속 야구선수들의 이름도 의미가 있어보인다. 포수의 장대근은 해태의 노지심 장채근을, 유격수의 김진만은 지금은 에스케이로 간 박진만을 그리고 투수로 나온 차명재는 롯데, 두산에서 뛰었던 차명주를 연상케 한다. 게임 파트너가 군산상고와 군산중 그리고 군산구장에서 로케를 끝낸게 좀 허술해 보이긴 한다. 명색이 전국대회임에도 관중도 몇 없는 게 인기가 프로만큼 못한 아마야구의 현실인 듯 해 안타깝기도 했다.


스포츠를 통해 감동을 준 영화는 많다. 작년에 본 킹콩을 들다, 국가대표, 맨발의 꿈등에서의 데쟈뷰가 많이 보이지만 그러면 어떠랴 보고 또 봤어도 즐거우면 그만이고 가슴 먹먹해지면 좋은 영화인걸. 야구광에게나, 야구 문외한에게나 함께 할 수 있는 영화로 남길 바란다. 


자막에 오늘도 전국대회 1승을 위해 뛰는 성심학교 야구부를 위해라는 자막이 나왔다. 그까짓 1승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에겐 그 1승이 누군가의 100승에 해당하는 의미가 될지 모른다. 우리의 1승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그들만큼 열의와 진심을 다해 뛰고 있는가. 자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