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메가마인드 - 악동 히어로 자아를 찾다

효준선생 2011. 1. 12. 01:07

 

 

 

 

 

영웅은 난세에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영웅을 그토록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영웅은 모두 가짜들이다. 가면만 뒤집어 쓰면 되는 그런 짝퉁 영웅들만 판을 친다. 언제쯤 진정한 영웅의 재림을 맞을 수 있을까


영화 메가마인드는 액션히어로 애니메이션이지만 그 영화속 히어로는 일반적으로 생각해온 영웅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볼품을 떠나 실제 이런 캐릭터를 만나면 도망부터 치고 싶을 정도로 추하다. 얼굴색은 시퍼렇고 머리만 크고 몸매도 볼품이 없다. 천상 외계인의 모습 그대로다. 그런데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사람들이 영웅이라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던 메트로맨, 이 남자는 수퍼맨과 흡사하게 생겼다. 태어나면서부터 경쟁관계에 있던 그 잘생긴 메트로맨을 한 방에 꺾은 것이다. 종래의 히어로 영화와는 완전 딴판이다. 그럼 이 영화는 어떻게 되는가. 그대로 끝나는 걸까 악당에 의해 죽은 우리의 영웅으로?


이 영화의 화자는 최강의 악당이라며 스스로를 칭했던 메가마인드다. 어릴적부터 왕따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메트로맨에게 당하기 일쑤인 그는 처지를 비관하기 보다 스스로를 최강의 못된 캐릭터로 살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막상 정의의 히어로를 물리치면서 허탈감에 빠져 버렸다. 있을 수 있는 얘기다. 그동안 히어로 영화에서는 모두 정의의 편에 선 히어로들이 이겼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종결되었지, 패배한 악당들이 어찌되었는지에 대해선 별다른 말이 없었다. 또한 승리를 거둔 정의의 히어로들의 후일담도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결국 메가마인드는 자신의 뜻대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되었지만 견디기 힘든 시간들이었다. 선과 악의 대결구도만이 그가 지탱할 수 있는 생존의 이유였던 만큼 그는 또다시 경쟁구도를 만들기 위해 과학의 힘을 빌어 새로운 히어로를 탄생시킨다. 이름하여 타잇탄, 그의 전직과 품성을 아는 한 그는 결코 히어로가 될 수 없었지만 그 또한 알고보면 불쌍한 처지다. 하지만 메가마인드의 생각과 다르게 상황이 전개되면서 메트로시티는 혼란에 빠지고 만다.


이 영화는 영웅을 기다리는 현대인의 심리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영웅을 자신들을 통치해줄 카리스마 넘치는 힘센 맨으로 그리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좀 덜떨어져 졌어도 자신들의 안위를 지켜 줄 수 있는 보안관 스타일을 기대하는 것처럼 보였다. 적지 않은 부분을 미국적 시각으로 그려내는 점이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정치인에게 투영해 볼 수도 있고, 오늘날의 사회상과 유리되지 않은 점은 볼 만하다.


영화의 입체 효과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공중을 날아다니는 장면에서는 도드라지게 보였으며 올드 팝등을 적절하게 삽입해 어른들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만화영화지만 사회적 함의를 적지 않게 담고 있어 초등 저학년들에게는 어렵게 보일 수도 있어보였다.  엔딩이 다 끝나고 궁금했던 한가지를 보너스로 알려주니 서둘러 나가지 말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