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새미의 어드벤처 - 거북이는 생각보다 오래산다

효준선생 2010. 12. 16. 00:32

 

 

 

 

 

 

어린 시절엔 자주 본 동물의 왕국은 나이가 들면서 잘 안보게 됩니다. 이미 본 것 같이 흐릿한 화면도 그렇고 동물들의 짝 짓기나 서로 잡아 먹히는 장면이 그다지 호기심을 유발하지 않아서 일겁니다.


올 여름엔 오션스와 오션월드 라는 비슷한 포맷의 해양동물 다큐멘타리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했습니다. 집에서 보는 동물의 왕국같으면 보다가 다른 채널을 보겠는데 극장안에서 안경을 쓰고 보는 답답함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기억이 납니다.


영화 새미의 어드벤처는 만화영화의 주인공이 다변화되면서 선택된 듯한 새미라고 불리는 어린 거북이의 일상을 담았습니다. 알에서 깨어나 바닷속 세상을 주유하고 커서는 제짝을 만나 번식을 한다는 일종의 인생극장인 셈인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화답지 않게 세태를 고발하거나 노골적으로 구애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을 보니 등급이 있어야 할 듯 싶더군요. 최소한 12세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물 영화에서 인간은 참 못된 오브제로 많이 나오곤 하는데 이 영화에서도 탐욕스런 인간군상으로 몇몇 등장합니다. 물론 환경 단체 요원처럼 순기능을 하는 인물들도 있지만요. 대표적인게 유조선으로 보이는 배가 좌초되고 오일볼이 거북이가 사는 동네에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태안 기름유출 사고가 생각이 나더군요. 가해자인 s 그룹은 뭘 어찌 했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죠. 당시 사람들은 바닷가에 밀려온 기름을 제거한다고 난리를 친 바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그 바다에서 살던 생물들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이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세상을 떠돌아다니면서 위험에 닥칠때마다 도와주는 착한 동물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사람들에게도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새미는 태어난 그날 처음 만난 샐리를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 중반부터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이런 저런 구애작전을 펴는 내용으로 꾸며지는데 거북이가 바람피는 내용도 나오는 등 아이들이 보기엔 좀 과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머리를 반짝거리는 크리처가 귀엽긴 한데 나이가 들어도 새미는 한결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도 어울리지 않고 더빙을 한 유명 연예인의 목소리도 그게 최선이었나하는 의구심이 자꾸 들었습니다. 영화 앞 부분에서는 색감과 입체효과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들이 꽤 여러차례 등장해서 볼 만했는데 뒤로 갈수록 그런 효과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안경을 쓰고 본다는 것, 이젠 무엇을 위해서 인지 정말 소비자의 입장에서 고민해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보고 나니 핑 돕니다. 아이들은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