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스위치 - 우정의 또다른 이름은 사랑

효준선생 2010. 12. 6. 00:34

 

 

 

 

영화 스위치는 성인용 로맨틱 코미디다. 그렇다고 진한 베드신이나 키스신 하나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봐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아니 아직은 봐서는 안되는내용이 등장한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가족이란 남자와 여자가 결혼이라는 제도하에서 아이들 낳고 기르면 형성되어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고서는 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여주인공은 싱글맘이다. 그렇다고 그녀가 남녀관계를 갖고 아이를 낳은 게 아니다. 정자은행에서 기증을 받은 정자를 활용해 임신을 하고 그 아이를 키우는 이른바 생물학적으로 “처녀엄마”인 셈이다.


단순한 남녀의 상열지사만을 그려낸 여타 로맨틱 코미디물과는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결혼을 하거나 남녀간의 신체적 접촉이 있어야만 가족과 아이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나와 내 절반의 피가 섞인 아이 하나 있으면 그것도 가족이라는 이야기다. 선뜻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 혹은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


물론 영화 엔딩에서는 이런 다소 복잡하고 난감한 상황을 하나로 접목시키는 따뜻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으니 지나친 거부감이나 걱정은 안해도 된다. 그렇게 될 때까지 발생하는 정말 재미있는 상황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남자 월리는 잘나가는 애널리스트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결혼을 못하고 있다. 그의 여자친구인 캐시는 결혼을 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는 하나 있었으면 한다. 그녀는 처음에는 이 남자에게도 슬쩍 운을 띄웠지만 반응이 미적지근하다. 이에 여자는 아예 대놓고 정자 기증자를 찾아 파티를 열고 그곳에서 정자를 받아낸다.


하지만 아이를 점지해주는 것은 삼신할미가 아니라 바로 월리이었다. 술김에 정자기증자의 정액을 자신의 것과 바꿔 친 것이다. 당연히 캐시가 낳은 아이는 자신과 흡사한 사고와 행동거지를 가지고 있고 아이 역시 월리“삼촌”을 따른다. 피는 물보다 진한 법이니.


월리는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지만 여자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캐시는 아예 정자 기증자와 결혼을 할 생각을 한다. 남자의 마음은 점점 조급해지는데 그가 결심을 내릴 사건 하나가 터진다.


이 영화는 가족제도의 다양성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봅시다 라는 메시지를 던져놓았다. 그러나 후반부에 이르러 여자 스스로가 자신이 선택한 결정에 회의를 하는 모습이 언뜻 보인다. 아이가 크면서 아버지에 대한 부재를 이겨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나서인 듯 하다.


과연 그녀의 선택은 옳은 것일까 이 영화처럼 그런 방식의 가족이 큰 의미가 있을까 여자가 경제적인 능력이 있고 젊은 때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아이가 크고 자신이 나이 들어가면서도 큰 문제가 없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 영화도 결국 흔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이야 친부따라 간다는 식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글쎄 무마용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런 상황에 처해있는 싱글맘에게는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싶기도 했다.


다소 생경하고 민망한 장면들이 몇 군데 보이지만 성인들에게는 킥킥거리며 웃을 만한 장치들이 많다. 거기에 동양적 사고로 보이는 친자에 대한 상당한 관심, 이런 상황자체가 웃음코드를 갖고 있으며 잘 어울리는 주연배우의 커플연기도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