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소셜 네트워크 - 하버드 공부벌레들의 배신과 창업기록

효준선생 2010. 11. 16. 01:32

 

 

 

 

 

 

 

 

 

영화가 시작되면서 절친으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말다툼을 시작한다. 그 언쟁의 내용은 그다지 중요하게 들리지 않는다. 그들의 사이가 예전과는 달라졌음을 그 만남이 끝난뒤 알려주는 정도다. 그런데 바로 뒷 장면에서 남자의 행동이 예사롭지 않다. 그는 자신의 개인블로그에 여자에 대한 좋지 못한 이야기, 사적인 프라이버시등을 올려두었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의 아이디어 사업은 속좁은 복수에서 시작되었다. 일단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해서는 도사다. 왠만한 해킹은 누워서 떡먹기고 자신이 원하는 시츄에이션은 컴퓨터 조작으로 만들어낼 줄도 안다. 그런 그의 능력을 돈의 가치로 치환하려는 무리와 엮이면서 그의 인생은 새로운 갈림길에 접어들었다. 2003년 공부벌레들로 알려진 하버드생의 치기어린 행동은 그야말로 나비효과가 되었다. 그날의 그의 행동이 나중엔 얼마만큼의 충격으로 확대되는지 영화 소셜 네트워크는 팩션처럼 보여주었다. 


어느 기업이든 창업자들에게는 고난의 시간이 있어왔다. 머리띠 질끈 매고 몸을 움직여서 번 돈, 그게 창업의 종자돈이라고 믿는 세대들에게는 그까지 컴퓨터로 번 돈이 뭐 대수냐고 하지만 굴뚝 산업을 위협하는 이들의 활약은 구세대가 소홀히 해온 소통이라는 바다에 낚시대 하나 걸쳐놓고 원하는 물고기를 잡아 올리는 것과 같았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는 2000년대 초반 우후죽순 생겨난 여러 벤처회사들 중 성공기업을 골라 그 화려한 면만을 조명하려는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실존인물들이 대개 등장하고 그들이 보았다면 상당히 기분나빴을 것 같은 치부들도 꽤 여러 장면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는 여러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그려지는데 그중의 하나는 무료 음악사이트인 냅스터를 만들었던 션 파커이란 인물이다. 주인공 주커버그와 달리 정규학교엔 다닌 적도 없고 또 프로그래밍을 다루는 기술자도 아니지만 돈이 흐르는 길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는 그야말로 비즈니스적 사고를 지닌 냉철하면서 얄미운 캐릭터다. 주커버그와 친구들이 몇 군데 대학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하는데 비해 션은 아예 전 세계를 목표로 하는 있는 것도 그의 배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록 페이스북이라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서로간의 알력이 발생하고 그걸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 볼거리라면, 각자가 가장 잘하는 분야를 인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는 또 다른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주커버그와 맞서는 또 하나의 힘은 아이디어에 대한 표절 문제였다. 페이스북의 아이디어는 그의 선배들의 조언에서 영감을 얻은 것처럼 보였다. 여자친구에 대한 사소한 복수심의 발로보다는 선배의 제안이 더 큰 역할을 한 것 같지만 주커버그는 끝내 이를 거부하고 만다.

이 영화는 아이디어를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선배의 고소로 인한 소명, 그리고 동업자이자 한때 페이스북의 CFO였던 왈도와의 알력으로 인한 두 건의 소송장면이 주가 된다. 중간 중간 과거 회상씬을 통해 페이스북의 시작을 알리고 있으며 그들의 보여주는 이야기는 픽션처럼 극적인 내용들이 적지 않다.


영화의 마지막은 의미심장하다. 비록 수많은 사람들의 관계를 이어주기 위해 만들었고 대단한 성공을 얻어낸 것 같이 보이지만 그 회사의 수장이 그 옛날 말다툼 끝에 헤어졌던 여자친구에게 일촌 신청을 하기 위해 클릭을 하는 장면이다. 기술적으로는 엄청난 성공인지 모르지만 “糟糠之友”였던 에리카와 한때는 가장 친한 벗이자 동업자였던 왈도에게 등을 지고 만 그의 처지는 쓸쓸해보였다. 한켠에 보이는 성공한 CEO의 명함은 그야말로 초라한 문구로 대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