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레드 - 우린 아직 죽지 않았어요

효준선생 2010. 11. 12. 01:31

 

 

 

 

 

 

영화 레드를 보면서 한때는 국가정보기관에서 잘나가던 왕년의 공무원들이 퇴직후에도 마음 편히 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무원 연금 받고 낙하산 인사로 한직에 앉아 여유있게 사는 한국의 그들과 대비되어 좀 안쓰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얼핏보기에도 육십은 넘어보이고 연금으로 살아가는 그들이 갑자기 소탕의 대상이 되었을때 가질 수 있는 일종의 배신감, 그들은 그걸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그것도 아주 강렬하게.


전직 CIA 출신 프랭크는 연금과 직원 여성에게 완전히 빠져 있다. 그런데 그를 노리는 악당들은 그의 목숨을 요구한다. 순순히 내줄 그가 아니다. 초반 다소 루즈했던 스토리는 그가 집을 떠나 왕년의 펠로우들을 만나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하면서 재미있어 진다.

폭탄 전문가 마빈, 정보전문가 조, 거기다 최고의 여자 저격수 빅토리아까지 합세한다. 이쯤되면 이 영화는 금새 만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와중에서도 이들의 팀 플레이는 사력을 다한다기 보다 오버액션과 유쾌한 슬랩스틱으로 뭉친 코미디로 급전환하고 만다.


영화 후반부, 얽히고설킨 관계와 부통령 암살계획을 직접 실천에 옮기는 그들의 액션이 불을 뿜으며 영화는 산으로 가지만 몰입도는 훨씬 공고해지며 시선을 잡아끈다. 아쉬운 것은 아버지와 딸처럼 보이는 새러가 직장도 포기한채 이들 패거리와 어울려 다니며 겨우 인질역할에 만족한다는 점이며, 브루스 윌리스와 메리 루이스 파커의 입맞춤은 어째 원조교제하는

아저씨와 여고생의 그런 느낌을 주게 한다.


허풍으로 가득찬 한바탕 소동이 끝나면 퇴역 정보요원들의 재취업은 확정된 형상이다. 청년백수들이 수백만에 이르는 작금의 현실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가열찬 몸동작과 팽팽돌아가는 작전 수행능력을 보니, 좀 막막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어도 스스로 일하려는 노인은 언젠가 대접받게 마련인 모양이다. 젊은 친구들은 좀더 분발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