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이그잼 - 이런 시험에 들지 않게 하소서

효준선생 2010. 11. 9. 01:33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뽑는 다는 이유로 피 면접자에게는 혹독한 방법이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아이엠에프 직후다. 당시말고도 우리회사에 오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아 그러니 확실하게 당신의 속내, 즉 최상의 실력말고도 당신이 가지고 있는 밑바닥 심리까지도 우린 봐야겠소 하는 것이 그것이다. 쉽게 압박면접이라고 부른다.


왜 이런 비인간적인 방법을 수용하면서까지 기를 쓰고 입사를 하려는 것일까. 거기에 대해 재미있는 실험을 해본 영화가 등장했다. 바로 영화 이그잼. 제목은 노골적이다. 시험.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니 그건 시험이 아니라 실험이었다. 엑스페리먼트.


모두 8명이 한 공간에 모인다. 그들은 이미 예선전을 혹독하게 거치고 선발된 이른바 왕중왕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안심할 처지가 못된다. 그들중 단 한명만 뽑히는데 그 방법이 가증스럽다. 시험지 달랑 한 장주고 시험을 치라고 한다. 물론 조건도 달려있다. 수험장안에 정체불명의 경비 한명이나 모니터에 대고 질문하지 말 것. 시험지를 훼손하지 말 것. 수험장 밖으로 나가지 말 것등이다. 이제 한 공간안에 경비를 제외하고 모두 8명이 80분이라는 제한 시간동안 알아서 시험을 치루는 게임이 시작되었다.


일순 당황하는 빛이 도는 수험장, 동양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펜을 들어 너무나 판에 박힌 듯한 문구로 자기 소개를 적는 순간 경비는 그녀를 시험장 밖으로 내쫒는다. 사람은 자극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동물이다. 가장 전형적인 방법이 틀린 방법임을 알게 된 그들은 이제 협동을 내세워 토론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안에서 꿈틀거리는 탐욕과 질시, 모함과 폭력등등은 인간 심리속에 내재한 모든 요소들을 끄집어내는 과정일뿐이다.


80분이 얼추 지나가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한 명씩 제거되고 이제 남은 것은 두 명 뿐. 한 남자는 미소를 다른 한 여자는 황망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그게 마지막이었을까. 이 짧은 시간동안, 이 좁은 공간안에서도 육박전과 살인의 유발이 횡행했을 정도로 아수라장이나 다름없었다. 최종 우승자는 과연 임명권자의 의도대로 게임에 충실했을까. 그리고 그가 과연 회사가 원하는 인재일까. 솔직히 별로 그래보이지도 않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폐소공포까지는 아니더라도 답답함이 느껴졌다. 세트 하나에서만 이뤄진 촬영. 대사량만 놓고 보면 블록버스터라고 불러도 좋다. 그리고 난무하는 인간의 본성들. 기발한 수법으로 상대를 꺾고 적수 물리치는 작전들의 돌출.


인간은 얼마큼 잔인해질 수 있을까 인간은 얼마나 서로를 속이고 이기려는 승부욕을 가질 수 있을까. 영화는 다소 엉뚱한 인물을 등장시켜 마치 에피소드처럼 마무리 짓는다. 그렇게 인재선발은 끝이 났지만 그냥 가상의 전제라고 보기엔 오늘날 취업전쟁과 완전히 동떨어진 게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조금 답답한 마음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