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테라 - 외계인과 사이 좋게 사는 법

효준선생 2010. 11. 5. 02:14

 

 

 

 

 

 

 

아바타의 그 이전 생물체가 살았던 것 같은 동네, 테라. 그곳에서 사는 생물체는 흔히 보아온 외계인의 얼굴, 눈이 매우 크고 머리카락이 없고 팔다리가 길다.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고 가장 특이한 점은 다리 대신 올챙이 하반신을 닮은 꼴로 중력 유영을 한다는 점이다.

즉 착지를 하지 않고 붕붕 떠다닌 다는 것이다.


영화 테라를 보기 전부터 아바타의 아류가 아닐까 그래서 내용과 콘텐츠는 물론 캐릭터와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딸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보았다. 하지만 아바타와 굳이 비교할 부분은 많지 않아보였다. 특히 테라인들의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그려놓았다. 전체적인 톤이 차분하고 흐름이 상당히 느려서 마치 바닷속을 부유하는 모습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건 테라인들의 습성과도 닮아있다. 지구인들이 자신들의 삶을 의해 폭력을 앞세운 침략전쟁에 맞대응하기 전까지 테라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덕목은 평화였다.


이 영화는 그동안 외계인은 침략군, 지구인은 대응군이라는 구도를 역지사지한 내용이다. 물론 지구가 파괴되어 더 이상 살곳이 없어진 지구인들의 궁여지책이라고 두둔하기엔 테라인에게는 좀 안되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지구인들보다 훨씬 작은 체구에 툭차면 100m는 날아갈 것 같은 모습의 그들을 쫒아내려는 지구군의 모습은 오늘날, 숲속에서 살고 있는 원주민을 내쫒고 거기에 각종 공장과 농장을 지으려는 일부 국가와 대기업의 횡포에 다름아니라고 보았다.


영화초반 테라인의 별을 공격하는 지구군의 모습은 의도적으로 부드럽게 그려냈다. 폭발음은 나지만 구조물이 부서지거나 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기에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듯 싶었다. 바로 그 비행기 조종사가 지구인과 테라인의 공존을 시도한 최초의 인물이기때문이다.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사령관은 거의 전쟁광 수준으로 그려진다. 지구인만 살기 위해 테라인에게는 치명적인 산소를 마구 만들어 내고 이를 막으려는 테라인과 전쟁을 불사한다. 물론 파괴적이다. 영화속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주인공이자 테라인의 영웅인 말라가 잡혀와 갇힌다. 그리고 지구군의 스탠튼의 동생도 그 안에 넣어진다. 사령관의 명령은 이런거다. 동생을 살리려면 산소발생기를 누르고 아니면 테라인에게 필요한 호흡가스를 누르라는...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선택의 갈림. 이 영화의 큰 주제가 아니었을까.


힘이 있는 자가 착한 승리자라는 법은 없다. 지구가 멸망한 이유도 결국엔 자원의 무분별한 개발과 남용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 흐르자 이 영화의 의도는 확연해졌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 감독은 타협을 한다. 대규모 전쟁신은 여타 판타지 공상과학만화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치고 받고 싸우는 과정이 보여진다. 지구인과 테라인의 사이좋은 양분과 공유는 그게 대안은 될 수 있을 망정, 완벽한 치유는 되지 못할 듯 싶었다.


테라인들이 사는 별 한귀퉁이에 마치 모기장을 쳐놓고 그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지구인의 모습. 애처롭기 그지 없다. 영화에서는 테라인과 지구인의 약한 로맨스, 혹은 우정이 그려지고 있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 할리우드 대자본의 영향이 아니고서도 이런 수준의 만화영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골고루 보는 게 좋은 것이니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