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 2 - 깜놀하지 않은 페이크 호러

효준선생 2010. 11. 1. 00:38

 

 

 

 

 

 

아파트 단지내 CCTV는 24시간 가동중이다. 그중에서도 어린이들이 자주 가는 놀이터를 비추는 그것은 안방 텔레비전 수상기로 언제든지 감시할 수 있다.

정규방송이 다 끝나고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보면 언뜻 스치듯 지나가는 CCTV채널은 다소 공포스럽기도 하다. 늦은 밤 아무도 없는 그곳을 대략 10초 정도씩 연속으로 비추는 화면들은 바람이라도 불면 나뭇가지가 흩날리고 구석에서는 누군가의 그림자도 비추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일상에서의 공포심은 “절대로 그곳에선 무서운 것들이 나타날 리 없어” 라고 안도하는 와중에 무언가가 등장할 때 극대화된다. 밖에서의 공포감은 집안으로 들어와 한숨을 내쉬며 “살았다”라고 외치지만 집안에서 뭔가 무서운 것들이 출몰하게 되면 사람들은 더욱 공포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다는 생각때문이다.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2는 전편의 프리퀄 성격의 영화다. 한 가족 구성원들이 어떻게 공포에 질리는 지 그 과정을 집안에 설치해 놓은 CCTV를 통해 들여다 보는 구성이다. 분명 무서움을 느끼라고 만든 영화이긴 한데 우선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제 아무리 형식과 진행방법은 전통적 공포물의 그것과 다르다 해도 이건 완전히 페이크 호러물이다. 다시말해 등장인물부터 설정까지 모두 짜놓은 트릭일 뿐이다.


대신 이야기 줄거리를 따라다니며 소위 악한과의 사투, 혹은 귀신과의 접전이 없다뿐이지 그 화면을 들여다 보는 것은 관객뿐이 아니라 감독의 앵글도 추가되어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 보면 이 영화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 아니 무섭지 않은 게 아니라 깜짝놀라게 하는데 약간의 반응을 보여주면 만족할 영화다.


전편과 비교해 이러쿵 저러쿵 평을 해 놓은 것을 보고는 잔뜩 긴장을 하고 보았지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인위적인 장치물에 놀랄만큼 “애”스럽지 않은 내가 잘못인 듯 싶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후반부에는 다소 물리적인 힘을 가해 누워 있는 아기가 침대안에서 뒤로 끌려가거나 엄마가 앉아 있는 주방의 수납이 한꺼번에 굉음을 내며 열린다거나 그녀가 강력한 힘에 의해 질질 끌려다니는 장면은 신선하지도 놀랍지도 않았다.


결말은 다소 허망하다. 등장인물들이 죽거나 혹은 사라지거나, 후속편을 노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 놀라게 해서는 그 다음편은 별로 기대가 안된다. 리뷰를 다 쓰고 난뒤에 텔레비전 수상기를 돌려 아까 말한 아파트 CCTV나 봐야겠다. 누가 아나 허연 소복을 입은 처녀 귀신이 휘익 지나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 한국인 취향에는 이런게 정말 무서운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