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가디언의 전설 - 동족상잔의 비극과 영웅의 탄생

효준선생 2010. 10. 16. 00:58

 

 

 

 

영화 가디언의 전설 정도면 아동을 위한 만화영화가 아니라 만화영화를 가장한 대하사극이라고 보는 편이 적당하다. 물론 90여분이라는 제한된, (내용상의 문제가 아닌 3D 제작상의 기술문제이기에)시간속에서 많은 부분을 담아내지 못했음에도 그 내용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는 플루타르크 영웅전, 징기스칸전, 혹은 20세기 초반 동북아에서 발생했던 일련의 전쟁등과 흡사해보였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한국영화 우리형, 태극기 휘날리며에서의 데쟈뷰도 읽혀진다.


물론 영화 가디언의 전설은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갈구하는 현재 인류의 바람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주는 일종의 구원같은 메시지도 담고 있다. 처음에는 새로서 날개짓조차 잘 하지 못하는 어린 올빼미가 시련과 역경을 거치며 훌륭한 전사로 등장한다는 설정은 여느 전쟁영웅에 못하지 않았다.


이 시대는 왜 영웅을 기다리나. 영웅부재의 시절이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음에 대한 반발일까 아니면 지금 이 시절이 영웅의 출현이 반드시 필요한 악의 통치시절일까 둘다 일수도 있고 하나일 수도 있다. 최소한 둘다 아니다라고는 말하지 못할 정도로 영화속의 사회적 배경은 지금과 유사해 보였다.


그렇고 그런 만화영화에서 무슨 사회성을 읽어내냐고 한다고 해서 물러나고 싶지는 않다. 작년부터 선보인 몇편의 만화영화는 분명 농도짙은 사회성을 직접적으로 혹은 은유적으로 내포하고 있었다. 토이스토리3에서 인형들이 보여준 행동도 참고할 만하다.


영화의 주인공인 소렌은 올빼미들의 전설속의 수호신 가디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의 형 클러드와 “순수혈통”의 올빼미족에게 납치되어 앵벌이 신세가 될뻔한 소렌은 가디언이 있다는 곳은 날아가고 클러드는 그곳에 남아 제국과도 같은 그곳에 몸을 의탁한다.


시작부터 형제의 대립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줄거리가 되었다. 현실속의 힘을 택한 형과 존재여부조차 불투명한 가디언으로 날아가는 동생의 어긋난 행로는 그때부터 이 영화가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게 된다. 


가디언의 존재는 믿음에 대한 현실화라는 측면에서는 약간의 종교적 냄새가 나기도 한다. 그곳에는 물론 올빼미들에게는 수호자들이 살고 있지만 또 그 조직안에는 배반이라는 마지막 화두도 넘실댄다. 이건 좀 아이러니 하다. 가디언안에 올빼미를 팔아먹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자신의 영달을 위해 동족마저도 팔아먹을 수 있다는 논리라니.


영화는 동생의 손을 번쩍 들어준다. 그렇다고 우리는 승리자인 소렌의 손을 번쩍 들어주기엔 뭔가 찜찜하다. 그 역시도 힘에는 힘으로라는 단순한 폭력을 내세워 정적을 제거한 것 뿐이다.


이 영화는 올빼미라는 가상의 캐릭터가 다수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모든 오늘날 인간들의 모습으로 치환할 수 있으며 그들의 모습이나 우리나 별로 달라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점이라면 그들은 하늘높이 날아올라 바다를 거슬러 갈 수 있는 날개가 있고 인간에게는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뿐, 3D로 구현되는 창공을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장면, 그리고 슬로모션을 가미한 마지막 처절한 전투 장면, 조류이기에 가능한 깃털의 정밀한 CG처리는 시각적인 볼거리였다. 그런데 안경을 쓰고 아이맥스로 들여다 본 스크린은 고개짓을 해야 할 만큼 광폭이었지만 제대로 볼 수 있는 부분은 가운데 부분뿐이라는 것은 아쉬웠다. 사이드의 영상은 찌그러져 보였고 잔상이 남아 보고나니 머리가 아팠다. 거기에 자막역시 이중으로 보여 관람하기에 마냥 좋은 것은 아니었다.


동족상잔의 비극은 올빼미 세상에만 있는 것도 아닌 듯 하다. 달빛에 정신이 나간 동생의 안위마저 나몰라라 하며 자신의 출세에 눈이 먼 클러드의 모습에서 자꾸 누군가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