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이타미 주조 감독 회고전에 다녀왔습니다

효준선생 2010. 10. 3. 02:24

 

 

 

 

일본의 영화감독 이타미 주조는 얼핏 이름만 듣고 그의 영화를 본 적은 없었습니다.  이번에 광화문에 있는 시네마루에서 그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들이 모두 선을 보입니다.

저는 지난주에 민보의 여자와 슈퍼의 여인이라는 두편을 보고 왔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더군요. 일단 1990년 초 중반 일본에 다녀왔던 적이 있어서 그때 유행하던 의상과 헤어 화장을 다시 볼 수 있었고, 두 편의 여주인공을 맡은 미야모토 노부코라는 여배우의 변신이 놀랍더군요.

 

그녀는 이타미 감독의 실제 부인이기도 하다는데 감독의 영화 대부분에 등장합니다. 제가 본 두 편의 영화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1992년에 개봉한 민보의 여자 유명 호텔에 야쿠자가 들락거리는 바람에 손님이 떨어지자 호텔측이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고 이 팀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바로 미야모토가 맡은 여자 변호사입니다. 야쿠자가 정말 많이 등장하는데 실제보다 과장되었겠지만 아무리 잘나가는 호텔도 그들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니 공권력도 다 필요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는 하는데 이 영화에서 야쿠자를 비하했다고 해서 영화 개봉후 감독이 야쿠자들에게 린치를 당했다고 합니다.

 

민보의 여자 4년 뒤에 만들어진 슈퍼의 여인은 민보의 여자보다 부담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물입니다. 어느 슈퍼마켓이 인근에 생긴 대형 할인매장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순간 나타난 여자, 그녀역시 미야모토 노부코, 그녀는 슈퍼마켓 책임자인 고로와 동창이자 친구사이인데 슈퍼마켓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야기입닌다. 슈퍼마켓에서 벌어질 수 있는 거의 모든 이야기가 에피소드 식으로 나열되는데 무척이나 공감되더군요. 재포장문제, 슈퍼바이저의 독단, 까다로운 고객관리등등 요즘 한국의 대기업 계열 마트들도 이 영화를 보고 베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 영화도 즐거운 결말로 마무리 짓는데, 한참 웃다 나왔네요^^

 

이번 회고전은 전부 무료로 진행되었는데 홍보가 안되어서 그랬는지 주말에 갔음에도 스무명 안팎밖에 관객이 없더라구요. 나머지 작품도 접하지 못하고 끝낼 것 같아 아쉽네요. 내일(10월 3일)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