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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레지던트 이블 4 - 좀비보단 인간으로 살고파

효준선생 2010. 9. 24. 01:40

 

 

 

 

 

 

 

예를 들어 이런 거다. 돈 좀 가지고 있는 기업은 지구의 미래에 사람들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혹은 그 반대에서 자신들이 연명할 도구를 마련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래서 인명을 살상해 실험도구로 삼고 그렇게 만들어진 각종 세균(바이러스등등)은 그들에게는 커다란 자산이 된다.


여기까지 얘기를 하고 나니 마치 일본제국주의 시절, 만주에서 행해졌던 731세균부대의 활약(?)이 연상된다. 후대의 우린 그들의 비인간적인 만행에다 초점을 맞추었지만 실상 더 큰 문제는 그들은 왜 그런 불가예측한 일들을 벌였는지에 있다. 만약 그 당시 배양된 극히 위험한 세균들이 만주 벌판 동토에 묻혔다가 수십년이 흐른뒤 실수로 발견되고 그게 인간들 사이에 퍼졌다면? 상상만 해도 두려운 일인데...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 쉬쉬해서 그렇지.


영화 레지던트 이블의 도입부 내러이터의 설명을 들으면서 그런 배경이 연상되었다.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공간이 일본 동경의 지하세계였다. 아니 이런 우연의 일치가 있나.


엄브렐러 회사의 티(T)-바이러스로 인해 인간은 생각을 잊어먹고 몸뚱이만 남은 좀비로 살아간다. 도쿄 한복판에서는 좀비가 인간의 목을 따는 장면에서 시작하는 이 영화 오프닝의 부감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이런 인상적인 장면은 계속되며 여주인공 앨리스의 가공할 무력역시 눈을 시원하게 혹은 오버스럽게 등장한다. 일당백이란 이런 경우일 것이다. 아니 스스로를 복제화 시켜 대리전을 펼치게도 한다.


영화는 밀라 요보비치가 맡은 앨리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나중에는 크리스와 클레어 남매와 조인하긴 하지만 도쿄를 지나 앨라스카, 그리고 천사의 도시에 이르기까지 마치 전략게임과 슈팅게임을 방불케 하는 액션의 화려함은 결코 모자름이 없다. 세군데 장소를 이동해 가면 적절하게 시간 안배를 하고 그때마다 등장해서 앨리스와 친구들을 괴롭히는 엄브렐러의 우두머리와 좀비들의 공격은 적지 않은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물론 화려한 시퀀스를 만드는데 집중하는 바람에 세트로 보이는 공간은 다소 조잡한 느낌을 주지만 그 정도까지 요구하기엔 무리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원래 3D로 만들어졌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2D로 보니 저 장면은 분명 3D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넣었구나 하는 몇몇의 장면을 빼고는 무난하게 볼 수 있었다.


일부 기업의 횡포와 욕심으로 말미암은 인류의 좀비화,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엄브렐러의 우두머리도 역시 좀비에 다름아닌 모습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자 인간이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를 알게 된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이 영화의 마무리는 다소 조급하게 끝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후편이 기다리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엔딩 중간에 갑자기 튀어 나오니 엔딩 크리딧 올라가자 마자 도망치듯 나가는 관객들은 손해를 보는 셈이다. 후속편을 안 볼 요량이면 상관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