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 - 이 가을, 사랑을 놓치지 마세요(강추)

효준선생 2010. 9. 16. 01:02

 

 

 

 

 

 

 

눈에서 멀어지면 사랑마저도 멀어질까 라는 질문에 적절한 답을 내려주었다. 일밖에 모르는 사람에게 사랑은 단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다지 아쉬울 것이 없다면 그 사랑은 결국 더 자신을 사랑해줄 것 같은 사람에게 떠날지 모른다는 그런 답을 보여주었다.


영화 레테스 투 줄리엣은 사랑하기에 좋은 계절 가을에 정말 잘 어울리는 영화였다. 모든 화면엔 베이지와 브라운 배경이 들어갔고 그 위엔 그야말로 외계적 미모를 자랑하는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종종 걸음을 걷고 있었다.


그녀는 뉴욕커라는 잡지의 자료수집원이자 작가 지망생이다. 약혼녀와 이탈리아 베로나로 여행을 떠나지만 식당 개업을 준비중인 약혼남은 늘 일에 치여산다. 힘들게 간 외국여행이지만 이런 저런 사업구상으로 바쁜 약혼남과 마치 외톨이처럼 남겨진 그녀, 우연히 그곳에 있는 줄리엣의 발코니 라는 곳에 찾아간다. 그 옛날 줄리엣의 전설이 남겨진 곳. 그곳엔 이룰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사연을 적어 놓고 그곳에 있는 줄리엣의 비서들은 그 편지에 답장을 해준다. 우연한 기회에 그녀는 50년이나 된 편지에 답장을 해주고, 그 편지의 주인공은 베로나에 머물던 그녀를 찾아온다.


영화중반이후 영국에서 오랜된 사랑을 찾아온 할머니와 손자는 그녀와 로렌조 할아버지를 찾아 돌아다니는 일종의 로드 무비를 보여준다. 영화 외적으로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광과 여유로워 보이는 그곳 사람들, 무릇 여행이란 그래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차안이라는 좁은 공간, 그리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머리를 짜내는 동안 할머니의 손자인 찰스와 그녀는 조금씩 가까워짐을 느낀다. 이를 눈치챈 할머니는 멀리서 웃기만 하고...


어느새 50년전 헤어진 연인과 해후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들의 행복은 그녀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그녀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빅터가 있는데...


이 영화는 별거 없어 보이는데도 얼개가 참 좋다. 바쁘다는 이유로 함께 있어 주지 못하고, 또 자신과 인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과 다른 선택을 하고 고민을 하면 나중에 언젠가 후회할 지도 모른다는 언질도 준다. 그게 할머니커플과 손자의 커플을 대비해서 보여준다.


관객들은 약혼남이 있는 여자의 행동에 의아함을 느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누굴까를 생각해 본다면 그녀에게 쉽게 돌을 던질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또 하나, 기발한 사업수완을 보았다. 아무것도 아닌 듯 보이는 고택의 발코니에 그럴듯한 전설을 만들고 많은 관광객으로 하여금 그곳을 찾아와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관광진흥 전략. 줄리엣의 비서처럼 일자리도 만들어 낼 수 있어 보인다.


아무튼 물흐르듯 잔잔한 내용의 영화 한편에서 적지 않게 웃었다. 개개인의 과거에 투영될 수도 있고, 이탈리아의 고풍스런 베로나, 시에나등 도시와 농촌의 아름다운 화면에 푹 빠질 지도 모르겠다. 아마 가을이 성큼 다가와서 그런지도 모르겠고... 서울엔 이런 모습을 한 곳을 찾을 수가 없으니 아쉽기만 하다. 기와집을 헐고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야 모든 사람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마지막 부분엔 동명이인의 반전도 있으니 끝까지 기대하고(?) 보시라. 상투적이면 어떤가 사랑은 늘 상투적인 것에서 시작하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