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방가 방가 - 이주노동자와 88만원 세대의 슬픈 자화상

효준선생 2010. 9. 11. 02:17

 

 

 

 

 

 

2009년 개봉 영화중에는 동남아 이주노동자를 그린 작품이 유난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표적인게 반두비였는데, 그때 본 영화들속의 그들의 모습은 매우 현실적이었다. 의도는 충분히 공감이 되었지만 너무 묵직한 사회적 함의때문이었는지 그렇게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들을 굳이 주인공으로 두지 않아도 그들이 처한 현실을 좀더 경쾌한 주법으로 연주할 수는 없을가 고민한 영화가 바로 영화 방가? 방가!였다.


제목이 좀 이상하지만 부탄에서 온 이주노동자의 이름일 수도 있고 반갑습니다라는 말의 인터넷 축약어로 들릴 수도 있다. 부탄인(?)이 전면에 등장하며 동남아 이주 노동자의 일상을 조명하는 형태지만 어차피 그 부탄인은 대한민국 청년실업의 한 단면이기도 했다.


얼마나 취업하기가 힘들면 외국인 노동자로 위장취업을 해야 할까 그래야만 목구멍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는 현실은 비단 외국인 노동자들만의 문제는 아닌셈이다. 이 영화는 변형적인 블랙코미디로 보인다. 웃길만한 말과 상황을 만들어가면서 수시로 웃기게 하고 한편으로는 진지한 생각을 하게도 만든다.


연기력하나 만큼은 (특히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는 최고) 손꼽히는 김인권이라는 배우 혼자 톱으로 나섰지만 그를 서포터 해주는 여러 조연들, 특히 실제 이주노동자들의 리얼한 액션도 한몫 단단히 한 셈이다.


월급 1백50만원을 받으며 외국인 노동자들과 일을 하는 방태식, 그는 부탄에서 왔다고 이름도 방가라고 속인다. 조작적 사건을 만들어 그들로부터 인정도 받고 어느새 본인이 진짜 외국인 노동자인가 헷갈려하기도 한다. 베트남에서 온 장미에게 호감을 갖기도 하지만 그의 주변에 있는 그들은 모두 불법체류자 인생이다.


이른바 루저들, 그들은 노래를 같이 부르며 시름을 달래보기도 하고, 방가의 오지랖으로 자신들의 체불급여도 받아내기도 한다. 영화는 웃음과 감동의 고저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쉽지 않은 그들의 문제를 도식화한다. 불법체류자에 대한 마지막 처분은 좀 놀라운 면이 없지 않지만 그건 그들에게 영원한 해결은 되지 못할 듯 싶다. 영화도 현실적 대안보다 비교적 추상적인 이미지로 대신한 이유도 거기에 있었을 것이다.


이런 저런 분야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 방가 방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