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프로즌 - 장국영에게 바치는 홍콩배우들의 헌정사

효준선생 2010. 9. 6. 23:06

 

 

 

 

 

 

 

홍콩 전성기때는 왠만한 영화라면 한국에서 대부분 상영된 적도 있었다. 97년 무렵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뒤 유명스타들의 해외이주가 줄을 이으며 홍콩영화는 규모와 내용면서 휘청거렸고 그 즈음부터 한국에서 홍콩 영화보기가 무척 어려워 졌다.


그렇다고 영화가 안 만들어진 것도 아니지만 근래 들어서는 몇몇 영화제에서나 구경할 수 있을 정도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번 신디영화제에서도 별로 기대하지 않고 홍콩영화 ex를 보았을때도 그렇고 오늘 충무로영화제에서도 굳이 홍콩영화를 선택한 이유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홍콩영화를 볼 길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선택했던 영화들이 아주 나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본 영화는 프로즌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냉동인간 운운하는 것을 보니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어울릴만한 내용으로 보았는데 물론 그런 요소가 없지 않았지만 사랑이야기에 준했다.


이 영화의 중국어 원제목은 爲你鐘情이었다. 그런데 냉동인간이 나온다고 제목으로 프로즌으로 해놓았으니, 흥행(?)이 될 리가 있나. “너에게 푹 빠졌다” 얼마나 좋은가. 바로 와닿지 않나.


이 영화의 줄거리의 한 축은 작고한 장국영이 담당한다. 장국영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장국영을 자신의 남자 친구 이상으로 좋아하는 여자가 나온다. 온통 장국영사진으로 동배한 여자의 방, 그러나 그녀는 이세상 사람이 아니다. 20년전 사고로 냉동인간으로 살고 있다.

그녀의 딸이 성인이 되어 해동기를 누르는 바람에 엄마는 다시 18살의 모습을 태어난다.

그러니 엄마와 달이 마치 친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제 모녀는 자신을 낳아준 친부를 찾아 돌아다니는데 세상에 그 남자, 걸인이다. 그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친부이자 걸인이 바로 여명이라는 사실, 여명은 4대 천황이면서도 나머지 세명과 달리 북경 출신이다. 생김새도 조금 유하게 생겼고 그의 발음도 비록 광동어를 구사한다고 해도 내귀에는 편하게 들린다.


이 영화에서는 레어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여명의 디스코를 추는 장면과 오랜만에 그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여명이 부르는 장국영의 노래. 죽음이 달려있는 영화의 비극적 결말과는 다르게 사랑한다면 죽음도 부드러워질 수도 있겠구나 싶은 느낌을 주는 영화였다.


장국영이 죽은지도 거진 10년이 다되어 간다. 이 영화는 감독이나 배우들에게는 장국영을 기리는 헌정작품이 아닐까 싶다. 여러차례 불리우고 들리는 그의 노래 一片痴을 다시 찾아 들어보려고 한다.  


그나저나 이번 충무로 영화제 지난해에 비해 관객이 너무나 적다. 작년에는 웬만한 영화는 자리구하기 정말 어려웠는데...볼만한 영화도 손에 꼽을 정도고...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