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뮬란 전사의 귀환 - 전장에서 찾은 러브스토리

효준선생 2010. 9. 4. 01:19

 

 

 

 

 

 

 

한국에서는 여성에게 병역의 의무를 지우자고하면 정말 나쁜 남자처럼 인식되어진다. 무엇때문이지 모르겠다. 적지 않은 여성이 군인으로 자랑스럽게 복무를 하고 있으며 병역의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양한 직업의 하나라고 생각해도 좋으련만,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영화 뮬란을 보면 어렴풋이 알 수 있다.


영화 뮬란은 10여년전 헐리웃의 시각으로 왜곡되게 그려진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영화팬에게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그 안에 여성으로서의 화목란은 없다. 얼굴은 검고 눈은 째진 戰士 동양인으로서의 그녀뿐이었다. 이번에 개봉되는 뮬란은 화목란의 고국인 중국 본토에서 본토 인기배우(趙薇)를 데려다 찍은 영화다. 그러니 충분히 원작(만화말고 중국의 木蘭辭)의 맛을 잘 살려내리라 믿었다.


한국에서는 여성에서 군대가라고 하면 왜 여성한테 군대가냐고 하지만 그 옛날 중국에서는 여성이 군대에 가는 것은 목을 벨 정도로 큰 잘못이었던 때가 있었다. 군대는 그만큼 마초들의 세상이었으며 역사를 통해 간간히 소개되는 여장군의 면모는 그래서 더욱 희소성이 있었다.


유연족은 오랑캐(물론 중국 한족의 입장에서)다. 그런 오랑캐와 맞서 싸우는 중원의 위나라는 요즘 말하는 중화민족의 일원이다. 이런 구도하에서 화목란은 좀 애매한 입장이다. 그녀의 이름에서 알다시피 그녀는 순수혈통의 한족은 아닌 듯 싶다. 당시 중원과 오랑캐족의 거주지 접경지에서 살던 유목민일 가능성이 많다. 그럼에도 한족이 세운 나라를 위해 출병을 한 자체가 아이러니다.


물론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 징집된 경우임에도 이 역사적 사실(?)은 결국 한족 위주의 역사의 희생양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녀의 뛰어나 무술(?)실력으로 장군의 자리까지 올랐으나 12년동안 전장에서 바친 청춘을 그녀는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전장을 무대로 하고 있지만 전쟁영화는 아니다. 그보다 문태라는 위장취업자(위나라 7번째 아들, 즉 왕자)와 눈이 맞은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무려 12년 동안 동고동락한 전우지만 심하게 연애 한번 못해본 모양이다. 유연과의 전쟁장면과 둘의 심심해 보이는 연애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전쟁이 아니라면 저 둘은 만나지도 못했을 테고 전쟁으로 만났다고 해서 천생연분도 아닌 것으로 결말지어지니 뮬란의 신세도 참으로 기구해 보인다.


최근 중국영화에서 보여지는 블록버스터의 과대한 포장을 싹 거두고 담백함으로 승부했다. 그래서 눈을 현혹시키는 CG나 물량공세는 없어도 영화속 전쟁 기간 12년을 능가하는 실제 조미와 진곤의 우정(둘은 중국 영화학교 동기동창)은 연기에서도 실제를 방불케 하는 진득함이 묻어난다. 마지막 포옹장면, 실제 연인같아 보였다.


여대생 알오티시(ROTC)도 뽑는 세상이다. 나라를 지키려는 마음이야 남녀가 따로 없다. 아버지를 위해 대신 징집에 나서는 효심도 남녀가 따로 없다. 花木蘭이 뮬란으로 표기된 아쉬움은 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