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라스트 에어벤더 - 짬뽕이 된 오리엔탈리즘

효준선생 2010. 8. 28. 01:03

 

 

 

 

 

 

 

영화 라스트 에어벤더는 마치 어린이 동화책에 나오는 판타지물처럼 보인다. 글자보다 그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런 동화책을 연상케 한다. 볼거리에 치중한 것인지, 아니면 할 이야기가 별로 없어서인지 시도때도 없이 장풍을 연발하기에 눈이 피곤해졌다. 그럼 이 영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그런 형편없는 영화였을까? 그렇지는 않다.

어느 시대였다는 설정을 들어보면 마치 어린시절 자기직전 할머니가 들려주는 전설처럼 아득하다. 불과 물과 공기와 땅의 나라가 있는 세상, 선지자 혹은 권력자들은 자기 나라의 아이콘을 자유자재로 부릴줄 알아야 하며 이 모든 것을 교통정리해주는 사람을 아바타라 부르며 찾아나서기 경쟁을 펼친다. 이런 내용이 바로 라스트 에어벤더의 핵심 줄거리이며 그다지 복잡해보이지 않기에 성인관객들은 자못 지루해질 듯 싶었다.


그런데 이 영화, 말하고자 하는 철학이 심상치 않아보였다. 사말란 감독의 태생적 감성이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동양철학이 곳곳에 녹아 있는 모습에 이 영화, 혹시 아이들에게 동양철학을 쉽게 가르치기 위해 만든 영화인가 싶었다. 예를 들어 아바타는 살생을 하지 않는다. 순리에 맡겨라. 는 이야기는 불교와 도교에서 흔히 쓰는 말이 아닌가. 아바타는 그자체가 인도에서 시작한 것에다 전체적인 뒷 배경은 티벳의 황교의 그것처럼 보였다. 물론 이런 배경이 백인 어린이들이 맡은 주인공 얼굴과 언매치해서 어색하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동양에서는 상극이라는 사고를 한다. 불, 물, 흙, 그리고 몇가지 요소들은 이미 우리 실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다. 바로 요일의 그것처럼, 거기에 물의 공주는 달의 정기를 받아 목숨을 구했다고 해서인지 일음도 아예 유에(중국어의 月의 발음이 위에다)라고 했으니 나무와 쇠만 빼고는 죄다 들어간 것이 아닌가.


영화속에서는 불을 악의 상징으로 물을 거기에 대응하는 용사의 상징으로 삼았다. 물론 주인공 아앙은 피나는(?) 노력을 경주하여 불을 잡기 위해 열심히 물을 다루는 설정으로 나왔으니 바로 상극과 상생에 다름 아니다.


연작물로 만들어진 그 첫 번째 작품으로 불의 나라에 또하나의 문제거리가 잉태되고 있음을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말해주고 있다. 아앙은 좀더 자란 모습으로 나올테고, 여러차례 언급한 물흐르듯 순리대로 살면 아무도 다치지 않고 좋을텐데...그들은 왜그렇게 싸우기만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이 영화는 3D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안경을 쓰고 보았지만 특수효과는 전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불을 다루는 장면에서 시각적으로 돌출되는 효과를 기대했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2D로 차분하게 영화속 철학이나 음미하는 편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