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센츄리온 - 약육강식의 야성이 폭발하다

효준선생 2010. 8. 26. 01:34

 

 

 

 

 

 

 

영화 센츄리온은 비록 껍데기는 로마 시대의 것을 차용하고 있지만 現代戰의 그것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다. 군대를 군단으로 편제한다는 설정, 여간첩에 의한 적진 교란전, 以夷制夷전법등, 거기에 보다 맛깔스럽게 하기 위해 살인마나 다름없도록 훈련받은 여자, 군단장을 자신의 스승, 아버지, 형님 심지어 위기에서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고 믿는 다양한 캐릭터의 장수들을 집어 넣었다.


영화가 시작하면 상당히 낯선 이름들의 캐릭터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바람에 좀 혼란스럽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도망치는 자와 쫒는자로 구도를 만들어 가면서 영화는 좀더 박진감을 얻게 된다. 이 영화의 주력부대는 로마군이 맞다. 거기에 외모에서부터 다소 야만스러워 보이는 상대부족은 픽트족이라고 한다. 결국 영화의 대부분은 로마군 패잔병을 뒤쫒는 픽트족의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픽트족이 실존부족인지는 잘모르지만 왜 그들은 당시 세계 최강의 군대인 로마군의 군단을 섬멸직전까지 몰고 갈 수 있었을까


사령관도 훌륭한 인격을 갖고 있고 장수들도 호락호락해보이지 않으며 하고 있는 장비도 픽트족에 의해 훨씬 좋아보였는데 말이다. 여기서 관건이 되는 인물 하나가 바로 픽트족의 여전사로 나오는 에테인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가족이 처참하게 죽고 자신도 능욕을 당하고 혀를 뽑혀 말조차 할 수 없는 남은 건 깡밖에 없는 그런 인물이다. 그런 여자가 하필 로마군의 앞잡이가 되었다는 것 자체가 당시 로마군에게 자부심을 넘어 자만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완벽한 예는 아니지만 패주병 7명 중에 그런 병사가 하나 있다. 같이 도망을 치다가 늑대를 만나게 되자 동료를 베어 늑대밥이 되게 하고 그 틈에 자신은 도망을 하고, 막판에는 주인공 퀸투스의 목숨까지 노리는 캐릭터, 그가 바로 최강 로마군에게는 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엔 두 명의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위에서 말한 픽트족의 여전사와 종족에 의해 마녀로 낙인찍혀 외딴에 버려진채 살아가는 여자, 영화 막판 퀸투스의 행동거지는 속편에서 이 여성과의 로맨스를 연상케한다. 두 명 모두 순탄치 않은 삶은 살았고 마초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어찌보면 나름대로의 처세를 멋지게 그려내고 있는 셈이다.


이 영화는 풍광 구경도 볼만하다. 도망을 치는 장면인지라 계절에 따라 바뀌는 장소가 너른 스크린위에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전체적으로 은청색 톤으로 만들어진 영화와 제법 잘 어울렸다. 도망이라는 단순한 스토리 때문에 큰 감동을 주지는 못했지만 가끔 벌어지는 전투씬과 배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속편에서는 더 멋진 영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