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카이지 - 청춘은 저당잡히지 않는다.

효준선생 2010. 8. 21. 00:55

 

 

 

 

 

 

 

20년전 대학생과 비교해 지금의 그들은 월등한 교육환경과 수준높은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그들을 억누르고 있는 것은 공부에 대한 본질적 요구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이 아닌 맘껏 공부만 할 수 없는 경제적 요건이다.

학비가 없어서 공부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50, 60년대 빈한한 가정의 자식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고민인 듯 한데 지금의 그들도 마찬가지의 고민을 안고 있다. 국가나 사회가 가난해서도 아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상대적 빈곤이 그들의 학문적 욕구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졸업과 동시에 빚쟁이가 되어야 하고 공부보다 알바자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그들이라면 영화 카이지는 또하나의 부담이 될까 아니면 반면교사가 될까


일본영화 카이지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원 제목은 인생 역전게임이라고 되어 있는데 결말은 인생을 역전시킨 것 같지는 않다. 그저 원래 있던 그 자리로 돌아온 듯 한데, 아마 그 이전에 그가 가지고 있었던 경제적 마인드 정도가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이 영화는 다소 판타스틱한 내용전개로 되어 있다. 결코 현실에 있을 것 같지 않은 공간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실상 현실과 괴리된 내용은 아니다. 즉,누군가의 빚보증을 잘못서는 바람에 빚을 갚아야 하는 신세로 전락하거나, 순진하게도 영악한 자의 말만 믿다가 손해를 본 이야기, 빚을 갚기 위해 다른 빚을 내면서 점점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진 다는 이야기, 성실한 노력이 아닌 한탕으로 인생역전이 가능하냐에 대한 물음 등등은 실상 요즘 우리 대학생들의 이야기와 동떨어진 내용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상깊은 장면이 나온다. 지하세계로 떨어진 카이지는 한달 급여를 받는다. 형편없는 수준의 급료, 정말 쥐꼬리만큼 지급이 되는 데 그곳의 반장이라는 자는 맥주를 주며 카이지에게 소비를 권한다. 거기에 넘어가는 카이지는 분수도 잊고 맥주와 닭꼬치까지 곁들여 한잔 거나하게 걸친다. 그리고 다음날 찾아오는 후회, 반장이라는 자는 한 술더떠 가불까지 해주겠다며 교묘한 악마의 거래를 권유하기도 한다.


어떤가 고리의 학자금 대출과 무분별한 카드소비에 걸맞는, 이 시대의 또 하나의 자회상이 아닐까 싶은데, 영화속에서는 고리대금업자가 나쁜 사람들도 등장하며 카이지에 맞선다. 그리고 처음에는 어리숙하기만 했던 카이지가 조금씩 현실에 눈떠가며 그들과 맞서는 이야기는 결말에 가서 한방 얻어맞고 말긴 하지만, 카이지로 대변되는 우리의 젊은 청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일본 영화를 자주 보는 관객이라면 익숙한 배우들도 많이 나오고 배팅을 할때의 결말에 대한 긴장감도 있어 나쁘지 않은 듯 싶다.  갈등국면에서 다소 오버하는 장면과 지나치게 번잡스러운 대사를 가지치기 해주었다면 이 영화 스릴도 있고 계몽성도 강해 괜찮은 영화로 추천해주고 싶다.